서울경제신문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조선 3사의 지난 2016년 R&D 비용은 3,559억원으로 2014년의 4,805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감소율은 26%에 이른다. 특히 3사는 올 상반기 R&D 비용을 더 줄여 1,065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수주절벽에 이은 일감절벽 여파에다 구조조정의 파고가 겹친 탓이다.
대우조선의 경우 2014년 R&D 목적으로 917억원을 썼지만 2016년에는 604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2,836억원에서 2,034억원으로 연구개발비를 대폭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절벽을 맞아 매출이 줄다 보니 자연히 연구개발비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선사들의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 하반기 추가 구조조정을 앞둔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5년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였으나 올해 6월 기준 0.8%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과 한국의 기술경쟁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박시장에서 한국 조선소의 기술력은 여전히 최고로 인정받는다”면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의 추격이 예상보다 매서워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