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미래 컴퓨터 '종의 전쟁'

360도 화면·S펜 품은 '노트북'

PC환경 그대로 구현한 '스마트폰'

가격·성능 위주 개발 벗어나

터치펜·통합성 등 영역 파괴로

IT기기 시장 주도권 확보 나서

‘삼성 노트북9 Pen’./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 노트북9 Pen’./사진제공=삼성전자




눈에 확 들어오는 대화면에 선명한 화질과 쇼핑·이메일·게임·일정 등 다양한 기능. 그리고 버벅거림 없는 멀티 태스킹까지…. 2000년대 초반 탄생한 스마트폰의 진화 속도가 빠르다. 노트북PC도 스마트폰에 휴대성·편의성에 밀리면서도 최고 성능과 360도 화면, S펜 등 더 가볍고 얇고 고성능으로 진화하면서 반격을 꾀하고 있다. 태블릿도 멀티 태스킹과 기기간 통합성을 내세우면서 생존전략을 모색 중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IT) 제조사들은 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의 영역을 파괴하는 각종 신제품을 선보이며 ‘미래 컴퓨터’ 주도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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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날 최강의 성능을 갖춘 ‘노트북9 펜(Pen)’을 선보였다. 인텔 최신 8세대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 성능 뿐만 아니라 360도 회전이 가능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갤럭시노트에서 쓰는 ‘S펜’을 탑재하는 등 노트북과 태블릿, 스마트폰의 경계를 넘어섰다.

노트북이 IT 기기 시장을 주도했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제조사들은 외형적인 가치보단 비용 효율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 가격을 구매 요소로 둔 이용자들을 잡기 위해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대량 생산이나 제조자생산개발(ODM) 제품을 찾는 데 주력했다.

그러다 2007년 1월 애플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자 인텔은 2011년부터 ‘울트라북 캠페인’을 전개했고, 이동성을 강조한 초전력(CULV) 프로세서와 18㎜이하 크기의 대용량 배터리를 갖춘 노트북을 내놓기 시작했다. 당시 마케팅에 든 비용만 3억 달러(한화 약 3,419억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울트라북 마케팅이 지금의 초슬림 노트북 시대를 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한국 IDC에 따르면 침체 일로였던 국내 PC시장의 올 1분기 출하량은 162만대로 전년 대비 6.1% 성장했다. 노트북9 올웨이즈, LG그램 등 두께 21mm 이하인 초슬림 노트북이 주요 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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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예상 이미지.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예상 이미지.


노트북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더욱 거세게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점점 똑똑해지는 스마트폰을 노트북PC의 대체재로 주목하며 갤럭시S8을 컴퓨터처럼 활용할 수 있는 ‘덱스’를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든 모니터와 덱스 스테이션만 있다면 일반 노트북과 같은 환경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되는 갤럭시노트8에서도 덱스를 지원할 것으로 보여 S펜과 스마트폰, 노트북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홍채인식·얼굴인식·듀얼카메라 등 기능적인 것은 물론 S펜에 스피커가 탑재돼 감성적인 측면도 강화하는 등 최강의 스마트폰으로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패드 프로 10.5아이패드 프로 10.5


반면 애플은 차세대 컴퓨터로 노트북에 한층 가까워진 신형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를 내세우고 있다. 최신 운영체제인 iOS11을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맥북 등 서로 다른 영역의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뛰어난 통합성을 자랑한다.

이런 신형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모양, 형태 등은 다르지만 쓰임새는 유사하다. 멀티태스킹과 문서작업,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의 간단한 이동 등 업무 사용에 적합한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노트북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고, 노트북도 이에 지지 않기 위해 가벼우면서도 성능은 데스크톱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각각의 제품군이 장점은 드러내고 단점은 보완해나가고 있는 만큼, 총성 없는 ‘종의 전쟁’에서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전망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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