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페인 테러범들, 프랑스·벨기에 등 수시왕래

핵심인물 압델바키, 마드리드·브뤼셀 테러범들과 접촉

주민들 “테러범들, 프랑스·스위스 등지로 수차례 여행”

스페인 캄브릴스의 차량돌진 테러 현장/AP연합뉴스스페인 캄브릴스의 차량돌진 테러 현장/AP연합뉴스


스페인 연쇄 테러범들이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등을 오간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스페인 당국이 배후조종자로 지목한 이슬람 성직자(이맘)은 2004년 마드리드 기차역 폭탄테러와 작년 브뤼셀 연쇄 테러범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엘문도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보당국은 ‘압델바키 에스 사티’라는 이름의 40세 이슬람 성직자가 작년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브뤼셀 연쇄 테러와도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압델바키가 지난해 3월 22일 브뤼셀 테러가 터지기 전 브뤼셀을 자주 오가며 3개월가량 체류한 사실을 확인했다.

스페인과 벨기에 정보당국은 이번에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 등 카?루냐 지방에서 테러를 저지른 집단과 작년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등지에서 연쇄 테러를 자행한 그룹 간의 연계성에 주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지령에 따라 실행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압델바키는 스페인 당국이 연쇄 차량 테러의 배후조종자로 강하게 의심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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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그가 피레네산맥의 산자락에 있는 소도시 리폴에서 모로코 이민 2세 청년들에게 극단적 폭력에 물든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간 엘문도에 따르면 압델바키는 과거 마약 밀매에 연루되 4년간 복역했는데, 이때 마드리드 기차역 폭탄테러(2004년·191명 사망) 가담자인 라히드 아글리프와 친분을 쌓았다. 아글리프는 테러 혐의가 확정돼 18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경찰은 압델바키가 이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하루 전인 16일 알카나르의 폭발 사고에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스페인 남부 알카나르의 한 주택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1명 이상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는데, 경찰은 테러조직이 고성능 액체폭탄을 제조하다가 부주의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제조장에서는 부탄가스통 120여 개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로고 등이 발견됐다.

이번 스페인 연쇄 테러범들은 벨기에는 물론, 프랑스와 스위스를 오간 정황도 드러나 유럽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캄브릴스 차량 테러에 이용된 아우디 A3 승용차는 한 주 전 프랑스 파리에서 과속 단속 카메라에 포착됐다. 또한, 테러범들이 거주해온 리폴의 주민들은 이슬람 성직자 압델바키와 청년들이 이번 테러 전에 프랑스와 스위스 등지로 ‘수상한 여행’을 몇 차례 했다고 증언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날도 경찰은 리폴의 주택가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의 운전자일 가능성이 큰 유네스 아부야쿱(22)을 추적 중이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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