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백브리핑]英 케임브리지대 출판사 中 '민감 논문' 차단 철회

21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권위지 차이나 쿼터리에서 삭제된 300편의 논문을 복원해 달라는 청원 페이지 캡쳐/AP연합뉴스21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권위지 차이나 쿼터리에서 삭제된 300편의 논문을 복원해 달라는 청원 페이지 캡쳐/AP연합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출판사(CUP)가 출간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차이나쿼털리(The China Quarterly)’가 중국 사이트에서 300편의 논문과 서평 등을 삭제했던 조치를 사흘 만에 백지화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CUP는 앞서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시행했던 일부 학술문서의 중국 내 접속차단 조치를 21일(현지시간) 해제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웹사이트를 통해 논문 삭제 조치를 밝힌 지 사흘 만에 논문을 다시 게재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차이나쿼털리는 최근 중국 내 검열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요구로 중국 사이트인 ‘중국계간’에서 300편의 논문과 서평 등을 삭제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이 삭제를 통보한 논문은 톈안먼 사태와 문화대혁명, 티베트, 위구르, 대만, 홍콩 등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들에 관한 글이다.

CUP는 1534년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로 CUP가 1960년부터 계간으로 내놓는 차이나쿼털리는 근현대 중국과 대만의 인류학·문학·예술·경제·지리·역사·정치사회 등을 다루는 정통 학술지다.





■사흘만에 입장 바꾼 이유는

“사상의 자유 침해한다”

국제적 비난에 원상복귀




차이나쿼털리가 학술문서 삭제 방침을 철회한 것은 국제학계에서 ‘사상의 자유’ 침해에 대한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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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쿼털리 측은 중국 사이트 폐쇄를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의 요구를 수용한 뒤 논문을 삭제했지만 전 세계 학자들이 당국의 검열에 저항해야 한다는 청원운동을 조직하는 등 극렬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 같은 조치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쿼털리의 팀 프링글 편집인은 “CUP 담당자들과의 회의를 거쳐 즉시 중국 사이트에 해당 논문을 다시 게재하기로 했다”며 “경제적인 고려보다는 학문적 자유를 우선순위에 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언론검열과 인터넷 통제에 이어 외국 학술지까지 손을 뻗치는 등 갈수록 사상의 자유를 옥죄자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다시 논문을 싣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아서 왈드론 교수는 “케임브리지가 수백년간 학술출판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결정은 너무도 현명한 조치”라며 “만약 이번에 굴복했다면 이는 (중국 당국의) 간섭과 불만 제기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놓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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