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1.57%. 지난 1990년 초반과 현재의 은행 정기(1년)예금 금리다. 1억원을 은행에 예금하면 이자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예전에는 월 83만원(세전)이었지만 이제는 13만원뿐이다. 확실히 우리는 저금리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좀 더 높은 수익을 위해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주식·부동산 투자라고도 하고 투기라고도 한다. 투자와 투기는 어떻게 구별할까.
한 야구경기에서 수비수 A가 안타성 공을 향해 달려가면서 마지막 순간에 다이빙하며 멋지게 공을 잡는다. 다른 이닝에서 선수 B는 날아오는 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안정적으로 잡는다. A와 B 중 누가 더 프로일까. 야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김성근 전 감독은 B의 손을 들어준다. 진정한 프로는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해 그 위치에 먼저 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의 다이빙 캐치는 관중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못 잡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상대팀에 득점을 허용(실점)하게 된다. 반면 B의 안정적 캐치는 멋진 장면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실점 위기를 주지 않는다. 필자는 전자는 투기에 후자는 투자에 비유하고 싶다. 이 경우 볼 캐치는 ‘수익’을, 실점은 ‘손실’을 의미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투기가 아닌 투자가 되게끔 하는가이다. B선수와 같은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B선수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연습에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릴 것이고 타자들의 타격특성 파악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마찬가지다. 투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많은 땀과 시간이 요구된다. 투자 상품은 물론이고 국내외 경제를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공이 맞는 순간 그 공이 갈 곳을 예측하는 B처럼 어떤 투자가 돈이 된다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내공을 쌓기 위해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자세를 갖는 것과 날마다 경제신문 읽기다.
증권분석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을 기억하자.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기다.”
이흥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