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림프세포가 다른 면역세포와 경쟁을 통해 생존하는 비결을 한미 공동연구팀이 밝혔다.
연구팀은 면역세포들이 증식을 위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공생하는 흥미로운 사실을 규명했으며, 전체 면역체계가 균형을 유지하는 원리를 새롭게 조명했다.
찰스 서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장 연구팀은 미국 라호야 알레르기·면역 연구소(LJIAI), 스크립스 연구소(TSRI)와 함께 선천성 림프세포가 면역세포 조절 단백질‘인터루킨-7(이하 IL-7)’을 매우 효율적으로 소비함으로써 체내 다수를 차지하는 T세포와 자원경쟁에서 우위에 있음을 밝혔다.
30여 종류 이상의 인터루킨 가운데 IL-7은 선천성 면역세포는 물론 T세포와 결합해 이들 세포의 발달과 분화를 촉진한다. 이들 면역 세포는 IL-7 수용체를 지니고 있으며 IL-7과 결합해야만 생존·증식할 수 있다.
선천성 림프세포와 T세포는 생존을 위한 자원 활용 측면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 선천성 림프세포는 T세포에 비해 훨씬 소수이지만 T세포보다 IL-7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모할 수 있다. 예컨대 T세포 하나가 IL-7 1~2개와 결합할 때, 선천성 림프세포는 2~3개 이상 붙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특정 선천성 림프세포의 경우, T세포에 비해 IL-7 수용체 발현의 정도가 최대 80% 정도 뛰어남을 실험으로 관찰했다. 크리스토퍼 마틴 박사는“선천성 림프세포의 이러한 생존법 덕분에 면역 체계는 다양성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T 세포가 활용할 수 있는 IL-7이 체내에 얼마나 존재하고, 어떻게 조절되는지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연구팀은 선천성 면역세포에 IL-7 수용체를 결핍시킨 생쥐와 정상 생쥐에 동일하게 T세포를 넣으면, 수용체 결핍 생쥐만 T세포가 분열·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결핍 생쥐의 면역세포는 IL-7과 결합하지 못하므로 IL-7 양이 충분히 쌓여 외부에서 주입된 정상 T세포와 반응한 것이다.
특히, 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구축한 무균 생쥐 시설을 활용해 선천성 림프세포의 IL-7 이용을 더 명확히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IL-7을 활용한 면역 치료법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은 이뮤니티(IMMUNITY) 온라인 판에 지난달 1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