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살충제 달걀’ 파동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답변 태도를 사과했다.
류 처장은 23일 오전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6일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충실하지 못한 답변으로 원활히 상임위가 진행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살충제 달걀 사태에 성실하고 신속한 대처로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 처장은 전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질책을 받은 사실을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표현해 논란에 휩싸였다.
류 처장의 사과에도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은 “국무총리가 국민의 불안과 관련해 질책했는데 ‘짜증 냈다’고 발언을 하나”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국민과 정부의 신뢰를 잃은 류 처장에게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처장이 “그동안 직원들이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본인의 잘못을 남에게 돌리느냐”며 몰아세웠다.
전날 식약처가 살충제 달걀을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126개까지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살충제 달걀을 먹어도 된다는 발표에 책임질 수 있나”라며 “신부전 환자나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기준치보다 적은 살충제가 들어간 달걀을 먹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몇 개까지 먹어도 안전하다가는 발표가 꼭 필요했나”라며 “살충제 달걀을 먹어도 괜찮다는, 그런 믿을 수 없는 발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식약처 직원들을 향한 책임 추궁도 이어졌다. 류 처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하자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처장 혼자 공부해오면 되나”라며 “식약처 직원들이 주무 부서와 연관 부서에서 제대로 제시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양승조 복지위원장은 “식약처 국·과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