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배당주펀드와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아직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정부의 기업윤리 개선 의지가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커지는 추세다.
23일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배당주펀드에는 이달에만 1,50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배당주펀드 자금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6월 1,584억원이 순유입한 후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펀드별로는 지난해 1,21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베어링운용의 ‘베어링고배당’이 연초 이후 약 1,6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목표전환3’에도 75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는 지난해 총 유입자금이 649억원이지만 올해는 벌써 560억원이 모였다. 배당주펀드는 코스피가 지난달부터 차익실현 매물로 다시 2,400선 밑으로 내려앉은 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배당주 중심의 방어적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여기에 연말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당주 매력을 높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005930)·포스코·SK(034730)텔레콤 등 매해 중간배당을 한 기업 이외에 SK이노베이션 등 신규로 중간배당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증가 등으로 기업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이유로 지난 10여년간 외면받았던 SRI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요 16개 SRI펀드 중 7종은 설정액이 100억원을 밑돈다. 나머지 8종도 100억~3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연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로 기관의 경영 참여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하이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SRI펀드를 출시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하이사회책임투자’는 출시 이후 4개월간 106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배당주펀드와 SRI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높지 않다. 대부분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는데 최근 해당 종목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 탓이다. 다만 SK·효성(004800) 등 지주회사 비중이 높은 만큼 현 정부에서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친화 정책이 속도를 낼 경우 수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투자 대상 기업의 주가를 높이는 주주 관여 활동에 적극 나서고 투자 대상 기업이 성장전략을 찾고 합리적 배당을 실시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기관의 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