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005930)가 주춤하고 있다. 올 상반기 TV 판매량이 2,000만대 이하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유지해온 연간 점유율 20%(수량 기준) 벽이 깨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 경쟁을 벌이는 프리미엄 TV 판매에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의 격차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2·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퀀텀닷 TV 판매량은 35만1,000대로 1·4분기 67만8,000대보다 48.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OLED TV 판매량은 21만8,000대에서 28만2,000대로 29.4% 증가했다. 1·4분기만 해도 퀀텀닷 TV 판매량이 OLED TV보다 3배 이상 많았지만 2·4분기에는 격차가 7만대가량으로 좁혀졌다. 퀀텀닷 TV란 삼성전자가 나노미터(nm, 1㎚는 10억분의1m) 크기에 불과한 반도체 입자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 삼성 QLED TV가 대표적으로 현재 중국 하이센스·TCL 등이 같은 퀀텀닷 기술 기반 TV를 만들고 있다. 이와 달리 LG전자(066570)는 일본 소니·파나소닉, 중국 창홍·스카이워스 등과 함께 OLED 기술 기반의 TV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QLED TV 진영에게 뼈아픈 결과일 수밖에 없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는 브랜드 이미지 및 수익성 하락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판매 부진으로 프리미엄 제품 가격을 낮출 경우 하위 라인업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꼭 프리미엄 TV에 한정 짓지 않아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많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TV 출하량은 1,900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가까이 줄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대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올 한 해 4,500만대 이상의 TV를 출하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하반기 프리미엄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