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가 실적 정체기를 지나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선 교체 바람을 타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중심으로 고수익 제품을 겨냥한 사업전략이 효과를 보면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섰다.
23일 국내 주요 전선업체인 LS전선·대한전선·일진전기 등 3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 LS전선은 매출액(연결기준)은 1조7,0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성장했다. 대한전선(별도 기준)은 6,971억원으로 36.4%나 올랐고 일진전기도 같은 기간에 매출이 3,639억원을 기록해 9.7% 늘었다. 전선 3사의 영업이익도 올해 상반기에 677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S전선 관계자는 “전선업계의 경우 산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효과가 더디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번 사이클이 전환되면 장기화되는 특징이 있다”며 “특히 국내 업체들이 최근들어 부가가치가 큰 고압 케이블 등에서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는 점은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해외 수주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LS전선은 구자엽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올들어 싱가포르 전력청 초고압 지중케이블(3,700억원 규모) 등 100억원 이상 대형 수주를 6건, 총 7,310억원어치를 따냈다. LS전선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대형 수주들이 하반기에 반영되면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AIIB에서 투자하는 아세안 국가 인프라 확충 사업과 중동 지역에 대한 전력 케이블 계약, 유럽지역 초고속 인터넷 구축에 따른 통신 케이블 계약 등의 추가 수주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싱가포르 등에서 초고압 케이블과 관련해 4건, 1억6,5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처럼 국내 전선업계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케이블 교체 수요가 활발해지고 있고 중동과 아시아 등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와 매출 물량이 많아지는 전선업계 특성을 감안할 때 올해 연말까지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