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리커창·왕치산 퇴임설…中차기지도부 구성 파벌싸움

요미우리 "왕치산, 정치국 상무위원 명단서 제외"

佛 RFI "리 총리 내년 3월 임기 마치고 물러날 것"

온갖설 난무 당대회 직전까지 다툼 진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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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19회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중국 정가와 글로벌 외교가에서 리커창 총리와 왕치산 중앙기율심사위원회 서기의 거취를 점치는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가을 차기 지도부 구성을 향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며 치열한 파벌 싸움이 빚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관례에 따르면 올해 당대회 기간에 발표될 인사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가 끝난 5년 후 차기 새 중국 최고지도자의 윤곽이 결정된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3연임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이번 당대회는 차기 최고지도자가 확정되기보다는 오히려 시 주석의 1인 집권 장기화의 토대가 마련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외신과 중화권 매체에서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리 총리와 왕 서기의 퇴임 관측이 잇달아 나오는 것은 차기 지도부와 시 주석의 1인 지도체제 공고화를 놓고 시 주석 계열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 계파,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방 출신 간 치열한 파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4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의 집권 2기를 앞두고 올가을 열리는 당대회에서 확정될 정치국 상무위원 7명에 왕 서기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69세인 왕 서기는 중국 차세대 선두주자였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시 주석 1인 지배체제 공고화의 상징적 인물로 당 지도부 정년 관례인 ‘7상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를 깨고 정치국 상무위원에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된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 주석과 당 원로 등이 마련한 차기 지도부 7명의 명단에는 시 주석(64), 리커창(62) 총리와 함께 최근 충칭시 당서기로 발탁됐던 천민얼(56) 서기가 명단에 올랐다. 또 왕양(62) 부총리와 한정(63) 상하이시 당서기, 후춘화(54) 광둥성 당서기, 리잔수(67) 중앙판공청 주임 등이 정치국 상임위원으로 승진했지만 왕 서기는 명단에 없었다. 신문은 당초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장 전 국가주석과 후 전 주석이 회의에 참가했으며 당내 결속을 우선한다는 입장에서 시 주석 측이 제시한 인사안을 기본적으로 양해했다고 전했다.

왕치산 중국 중앙기율심사위원회 서기왕치산 중국 중앙기율심사위원회 서기



요미우리의 보도에 앞서 최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중문판은 리 총리가 내년 3월 5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베이다이허 회의 이후 이 같은 내용의 지도부 개편설이 베이징 정가 안팎에서 돌고 있다는 것이다. 리 총리의 후임은 왕 부총리가 유력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달 초에는 또 홍콩의 시사잡지 쟁명이 왕 서기가 정치권 상무위원에 유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 보도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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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각종 중화권 매체와 글로벌 외교가에서 중국 차기 지도부에 대한 갖가지 예측과 설이 난무하는 것은 중국 정치의 불투명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랜 시간 검증된 인물로 지도부 후보를 내세우지만 정작 최고위에 편입되는 과정은 밀실에서 진행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차기 지도부 인사에 대한 파벌 간 알력이 당대회 직전 마지막 순간까지 진행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가의 속성상 가을 당대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차기 지도부 명단이 공개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뚜렷한 근거 없는 여러 추측 보도는 당대회를 앞두고 파벌 간 알력 싸움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실제 논란의 중심이 된 이들이 언론의 관측대로 일선에서 물러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일반적 시각이다. 만약 50대인 천민얼과 후춘화가 차기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임위원 명단에 오른다면 시 주석의 2기 집권이 끝나는 5년 후 혹은 시 주석이 집권을 한 차례 더 연장한 10년 뒤 최고지도자가 될 공산도 커진다. 다만 최근 시 주석이 공산당 집단지도 체제 대신 1인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어 올가을 당대회에서 새롭게 최고지도부에 오른 이들이 차기 대권 대열에 다가설 것으로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년 전인 2007년 17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은 권력서열 6위의 국가부주석에 오르면서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를 예약했고 리 총리는 서열 7위의 상무부총리가 되며 나란히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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