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000030)만 오는 28일부터 정규 공채를 시작할 뿐 나머지 은행들은 일정 자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은행 입장에서는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이 확산되면서 창구직원 등을 오히려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를 무시할 수도 없어 어느 정도 규모로 뽑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뽑자니 정부 정책과 역행하는 것 같고, 무턱대고 많이 뽑자니 인건비 부담 등 후폭풍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채용 규모와 일정 발표를 놓고 은행끼리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은행은 얼마를 뽑는다는 식으로 (채용) 숫자가 나오면 바로 비교가 되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예년보다 채용 일자가 늦게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블라인드 채용 등 절차가 다양해지면서 세부 일정을 확정하는 데도 시간이 예년보다 더 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KB국민은행은 8월26일, 우리은행은 8월29일, 신한은행은 9월9일 공채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올해는 우리은행만 일정이 공개됐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블라인드’ 상태다. 우리은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먼저 밝혀 나머지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