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中사업 대개조...제품개발본부 신설

연구·상품조직 통합...개발단계부터 상품성 따지기로

현대자동차가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 대개조에 나섰다. 연구 조직과 상품 전략 조직을 통합, 차량 제작 단계부터 현지에 통할 수 있는 맞춤형 차를 제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중국통(通) 디자이너의 영입에 이은 두 번째 승부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중국 사업본부와 연구개발본부를 따로 운영해왔는데 관련 조직을 한곳에 모아 상품전략과 연구개발 기능을 통합한 것이다.

중국제품개발본부는 중국상품사업부와 중국기술연구소로 구성된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차량 연구 개발단계에서부터 상품성을 따지고 이를 통해 제대로 된 현지전략형 차량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신기술·디자인·사양 등 전 부문에서 중국 현지업체는 물론 글로벌 브랜드를 압도하는 상품경쟁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중국제품개발본부장은 정락 전 연구개발본부 총괄 PM(부사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현대·기아차 제품 기획실장과 소형·중대형 총괄 PM 담당을 맡은 바 있다. 제품 개발과 상품성을 함께 운용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저하게 중국 현지인의 입맛과 수요를 반영해 경쟁 업체를 압도할 수 있는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현대차는 지난 6월 사이먼 로스비 전 폭스바겐 중국 디자인 총괄을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2008년부터 10년 가까이 폭스바겐 중국 자동차 디자인 전략을 지휘하고 폭스바겐의 성공을 이끈 인물이다. 로스비 상무는 현대차 중국 디자인 전략을 새로 세우고 중국 시장 특성을 반영한 현지 전략 모델 디자인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디자인, 제품 개발, 상품 전략 등 모든 부문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중국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의 2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현대차의 미래도 담보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올 3월께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여파로 판매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충칭에 연 생산력 30만대 규모의 중국 5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만큼 분위기 반전 카드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연구와 상품 조직을 합친 것은 중국 업체와 경쟁에도 뒤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은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력을 내세웠던 현대차에게 치명타가 됐다. 실제로 중국 시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인 창청 자동차의 ‘하발’의 가격은 현대차 ‘싼타페’의 절반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못잡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