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기력감, 업무의욕상실, 수면장애…여름휴가 후유증 앓는 직장인

다녀온 직장인 10명 중 7명, “경험하고 있다”

불규칙해진 생활패턴 되돌리기 힘들다 호소

전문가, “복귀 전에 하루 정도는 안정 취해야”





회사인 강모(32)씨는 지난주 5일의 휴가와 앞뒤 총 4일의 주말을 활용해 8박 9일의 일정으로 인도 여행을 다녀왔다. 델리를 시작으로 바라나시, 아그라, 자이푸르 등을 들르는 일정이었다. 하루는 아예 야간열차에서 잠을 잤다.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 외출할 때마다 옷이 땀으로 젖었고 일정이 촘촘해 몸은 힘들었지만 주요 관광지를 한 번의 휴가로 모두 둘러볼 수 있어 뿌듯함을 느꼈다.

직장인 김모(27)씨의 휴가 일정은 강씨보다 더 살인적이었다. 휴가를 쓴 기간은 강씨와 같았지만 여행 일정은 무려 8박 10일이나 됐다. 관광은 물론 휴양도 즐기고 싶은 마음에 홍콩, 마카오, 태국 푸켓을 여행지로 택했다. 홍콩과 마카오는 페리로 이동했고, 홍콩과 푸켓은 저비용 항공편을 이용해 움직였다. 그는 월요일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 집에 가서 짐을 두고 간단히 씻고는 바로 출근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주 회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동안 천장형 선풍기에 의지해 지냈던 강씨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자 ‘여름 감기’에 걸렸다. 김모씨는 근무 시간에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다 상사에게 핀잔을 들었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직실 이불을 펼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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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강씨와 김씨처럼 휴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4일 올해 여름 휴가를 다녀온 남녀 회사원 9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3.6%가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후유증은 없다’고 답한 직장인은 26.4%에 그쳤다.

증상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무기력감과 업무의욕 상실이 응답률 5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피로감과 체력부진(47.3%), 수면장애(14.3%), 식욕부진(6.1%), 두통·감기몸살(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회사원들은 후유증으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휴가기간 동안 불규칙해진 생활 패턴을 평소대로 되돌리기가 힘들다(34.0%)’를 꼽았다. 업무 복귀 후, 밀린 일 처리 때문에 육체·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응답 비중도 30.9%나 됐다. 그 외 과도한 휴가 일정 소화로 인해 방전된 체력 13.1%, 휴가 시즌 교통체증 및 바가지 요금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9.7%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업무 복귀 전 하루 정도는 여유 있게 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특정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하게 됐을 때 바로 전환·적응을 못하는 직장인들이 있는데 그러면 위기관리 능력·순발력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휴가가 끝난 뒤에도 계속 휴가 기분에 젖어 업무에 바로 복귀하지 못하면 직장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른 업무 복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고, 휴가 기간 중 마지막 하루 정도는 충분히 쉬면서 안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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