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보수정권 9년 시련의 기간 끝마치고…참여정부 예산통 나라곳간 책임자로

[기재부 예산실장에 구윤철]

"부처와 소통·협업해 모두 만족하는 예산 만들 것"

구윤철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7년 12월.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로 불리는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민정수석으로 가면서 구윤철(52·사진) 인사관리비서관이 빈자리를 겸임하게 됐다. 관료 출신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맡아왔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다. 당시 구 비서관은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국정상황실과 인사수석실에서 근무했다. “청와대에만 있어 본부(현 기획재정부) 과장 경험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당시 행정고시 32회 출신이 1급까지 지낼 정도로 광속 승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구 비서관은 외곽으로 돌기 시작했다. ‘TK(대구경북)’ 출신이었지만 참여정부 때 지나치게 잘 나갔던 탓이다. 미주개발은행(IDB) 선임자문관으로 미국으로 나가기도 했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였다. 그 뒤에는 직급도 낮췄다. 이후 2011년 친정으로 돌아온 그는 ‘예산통’임에도 정책조정국장 직무대리를 지내는 등 예산실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최근까지 2급 국장인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을 지냈다.


그랬던 구 국장이 24일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임명된 예산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보수 정권 9년간의 시련의 기간이 끝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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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이날 400조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담당하는 예산실장(1급)에 구윤철 예산총괄심의관(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춘섭 전 예산실장이 신임 조달청장에 임명된 데 따른 후속으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후 기재부 내 첫 1급 인사다. 구 실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새 정부 첫 해인 만큼 예산실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부처와 소통과 화합·협업을 할 것”이라며 “부처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함께 논의해 부처도 만족하고, 예산실도 만족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끌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신임 실장은 대구 영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 이후 서울대 행정학 석사를 받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도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재정경제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예산제도과, 건설교통예산담당관실, 농림해양예산담당관실, 재정정책과에 몸담았다.

조직 내부에서는 합리적이고 부하직원들에게 부드러우며 소통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산실은 예산실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 해 동안 직원들의 복지, 업무 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구 실장의 임명으로 무난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됐다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된다. 구 실장은 특히 예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다른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세종=김영필·이태규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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