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좋은 일자리를 위한 소상공인은 없다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지금 우리 경제에 가장 큰 화두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그렇다면 전체 일자리의 38%를 차지하는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도 다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당초 소상공인 지원은 외환위기의 과밀창업에서 시작됐다. 창업자의 생존이나 경영안정을 우선으로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다.

창업생존율이 지난 2008년까지 증가하다 최근 40%까지 떨어진 것은 ‘좋은 일자리’ 중에서도 ‘일자리’가 더 고려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낮아진 생존율은 전 세계 고령화, 저출산, 뉴노멀 등의 외부요인이 소비절벽을 불렀기 때문이다.


비싸도 열광하는 고급제품과 가격만 찾는 제품으로 나뉘는 소비 양극화에 문제를 해결할 답이 있다. 정부가 가격경쟁을 위한 공동생산과 함께, 과밀업종 안에서 차별화된 성공사례를 확산해 경영전략 이원화를 지원해 가면 창업자는 물론 전체 소상공인의 생존율도 높일 수 있다.

관련기사



정부는 5년간 13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양극화에 맞춘 이원화 전략이 생존율을 10% 더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종업원 수, 생존율로 보면 일자리 27만개가 더 생길지 모른다.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은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하지만 신뢰와 협력으로 하나의 개미군단 협동조합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얼마 전에 들은 전문가들의 말이 생각난다. 협동조합 전용 정책자금, 성수기가 다른 소상공인들의 상호고용 보장 협동조합 지원, 생산자·소비자 조합을 묶는 공동구매 종합 플랫폼 등을 적극 활용하면 소상공인의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제언이었다.

이제 ‘좋은’의 차례다. 최저임금 갈등을 보면 아직 멀었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를 만들면 된다. 높아진 경쟁력은 성과와 좋은 일자리로 나타날 수 있다.

소공인이라면 3D프린터를 근간으로 한 통합 생산기지는 어떤가 한다. 설계도면을 온라인으로 보내고 제품을 택배로 받으면 머릿속에 있던 돈 되는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 동네슈퍼는 기존 포스(POS)시스템으로 하나로 묶는 자동발주·공동물류 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다. 매년 2억5,000만건 이상 생기는 POS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제공하면 어떤 유통점 못지않은 정보력이 생긴다.

정부지원 없이 헤쳐나가는 소상공인도 많다. 부산의 한 커피협동조합은 공동생산으로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모두 잡아 1년 만에 1.5배 성장하고 일자리도 2배 늘었다. 의존을 떠나 스스로 만든다는 기업가 정신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성공이다. 이러한 소상공인의 기업가 정신이 신뢰와 협력, 정부가 만든 인프라를 만난다면 우리는 조만간 좋은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소상공인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