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도와 이슬람교도간 갈등이 격화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경찰 초소를 습격해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국가자문역실 산하 정보위원회는 이날 “오늘 오전 1시께 극단주의 벵갈리(이슬람교도를 비하하는 표현) 반란군이 사제 폭탄 등을 이용해 24개의 경찰 초소를 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150여 명에 달하는 반란군은 군 기지 침투까지 시도했다”며 “지금도 경찰관과 군인들이 반란군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군인 1명과 경찰관 10명, 무장세력 21명 등 최소 3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이날 사건이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며,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불교도들과 소수인 이슬람교도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배후로 지목된 경찰초소 습격사건 이후로 미얀마군은 해당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수개월간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벌여왔다. 수백명이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유엔과 인권단체는 미얀마 군인들은 토벌 과정에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고문 등을 일삼으며 ‘인종청소’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7만5,000여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기도 했다. 미얀마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며, 유엔이 구성한 국제 조사단의 활동을 불허했다.
이달 초 라카인주에서 불교도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자 미얀마군은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해 다시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에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은 전날 핍박받는 로힝야족을 방치할 경우 폭력과 급진화를 유발할 것이라 경고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