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와 수입차의 가장 큰 차이는 주행 질감이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폭스바겐은 특유의 주행 질감을 자랑한다. 빈틈없이 짜 맞춰진 기계의 반응이 전달해주는 쾌감을 한번 맞본 운전자는 다시 국산차로 돌아가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아자동차의 첫 스포츠 프리미엄 후륜 세단 ‘스팅어’가 출시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독일차 보다 더 독일차 같은 스팅어로 인해 스포츠 세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도 고민에 빠졌다.
최근 서울 시내와 자동차 전용도로, 김포 일대 150㎞ 구간에서 스팅어 2.0 터보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다. 최고 트림인 3.3 터보 가솔린뿐 아니라 2.0 터보 가솔린 역시 기아차가 스팅어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최고 255마력으로 최상위 트림 3.3 터보(370마력)보다 출력이 115마력이나 낮아 주행 성능이 부족할 것이란 편견은 실제 도로 주행을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깨졌다. 묵직한 차체와 빠른 반응속도는 3.3 터보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110㎞ 이상 고속 주행에서 힘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스팅어 2.0 터보는 3.3 터보 보다 1,000만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대부분의 옵션을 경험할 수 있다. 막히는 시내 도로에서는 기아차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드라이브와이즈2를 이용해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렉시콘 프리미엄 스피커, 고급스러운 실내 역시 모두 만족스러웠다. 연비를 생각하지 않고 주행했지만 ℓ당 9.4㎞로 공인연비(10.4㎞)와 큰 차이가 없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이 너무 흔해져 차별화를 원하는 합리적인 젊은 소비자라면 스팅어 2.0 터보 가솔린은 답이 될 수 있다. 가격은 3,550만~3,780만원. /김포=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