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하비' 美 텍사스 강타…속타는 정유사

텍사스 정제시설 85% 직격탄

엑손모빌·쉘 감산체제로 전환

공급 줄어들어 유가 들썩일 듯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락포트에서 사람들이 허리케인 하비에 직격탄을 맞은 보트 주차시설 옆을 지나가고 있다. /락포트=AP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락포트에서 사람들이 허리케인 하비에 직격탄을 맞은 보트 주차시설 옆을 지나가고 있다. /락포트=AP연합뉴스




지난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미국 본토에 상륙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인 ‘하비’가 미국 내 원유 생산시설이 밀집한 텍사스주를 강타하면서 경제 피해가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비가 상륙한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를 잇는 멕시코만 연안은 미국 전체 원유 생산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이곳의 정유업체들이 하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동안 게걸음을 이어가던 유가가 들썩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하비는 이날 정오를 넘어서면서 최대풍속이 시속 75마일(121㎞) 이하로 떨어져 허리케인에서 열대폭풍으로 등급이 떨어졌다. 하비는 전날 멕시코만 해상에서 텍사스 남부 연안을 향해 북상할 때만 해도 카테고리 4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상태였다. 카테고리 4등급은 2005년 1,200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3등급)’보다 강력한 수준이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하비의 위력이 크게 약해졌지만 앞으로도 휴스턴을 비롯한 대도시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며 “이제 초점은 역대 최악 수준의 물난리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맞춰졌다”고 밝혔다.


하비가 강타한 텍사스주 인근에서는 인명 피해는 물론 경제적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 텍사스주 남부에서는 전신주 붕괴, 전력선 단절 등으로 약 29만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건물 여러 채가 무너진 모습이 목격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두 명이지만 앞으로 사상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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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12년 만에 미 본토에 상륙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덮친 텍사스주 록포트 일대가 홍수로 직격탄을 맞은 모습. /록포트=AP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12년 만에 미 본토에 상륙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덮친 텍사스주 록포트 일대가 홍수로 직격탄을 맞은 모습. /록포트=AP연합뉴스


피해는 특히 이 지역에 밀집한 정유업체들에 집중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발레로에너지·플린트힐스리소스·시트코 등 미 주요 정유회사들은 하비가 강타한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인근에 위치한 공장을 잠정 폐쇄한다. 미 최대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이 운영하는 후버오일가스 공장은 감산 체제를 발표한 뒤 필수 인력만 남기고 작업장 인력을 철수시켰으며 셸도 텍사스 정제공장의 근로자 200명을 귀가 조치했다. 정유회사들이 폐쇄한 설비시설이 언제 재가동될지 기약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하루 84만배럴에 달하는 원유생산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NYT는 전했다. 재난 당국은 텍사스에 밀집한 정제시설 가운데 85%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텍사스 남부 지역은 매일 170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한다.

한편 국립허리케인센터와 미 국립기상청(NWS)은 하비가 29일까지 사나흘 더 텍사스주 인근을 맴돌면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말에는 텍사스 내륙지역으로 북상했다가 28일에는 나선형 진로를 따라 남서부 연안으로 다시 내려간 뒤 텍사스주 북동쪽으로 또 북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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