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잉락 전 태국 총리, 영국에 망명 신청할 듯

"탁신, 여동생 탈출 오래전부터 준비"

잉랏 친나왓 전 태국 총리 /AFP연합뉴스잉랏 친나왓 전 태국 총리 /AFP연합뉴스




실형 선고가 유력시되던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한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이미 두바이로 떠났으며 최종적으로는 영국에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에 이어 그의 여동생인 잉락까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나왓 가문의 정치는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AFP통신은 2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잉락이 태국에서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싱가포르를 거쳐 두바이로 갔다”며 “그가 영국으로 건너가 망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두바이는 잉락 전 총리의 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활동 근거지”라며 “탁신은 여동생의 탈출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잉락 전 총리는 형사재판 이틀 전인 지난 23일께 태국 남부에서 캄보디아로 입국했으며 현재 탁신 전 총리와 두바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소식통은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에 “외국 여권을 사용 중인 잉락이 당분간 은둔생활을 할 것”이라며 “태국에 남아 있는 잉락의 유일한 아들도 조만간 영국으로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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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락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11~2014년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시장가보다 50%가량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정책을 펴 선거에서 연거푸 승리했지만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 정권은 잉락 전 총리가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를 저질렀다며 탄핵하고 5년간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잉락 전 총리는 민사소송에서 350억밧(약 1조1,700억원)의 벌금형을 받고 재산을 몰수당한 데 이어 25일 부정부패를 묵인한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소송 판결을 앞두고 있었다. 이 재판에서 그는 최대 징역 10년형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애디손 나오와논트 라자밧 나콘라차시마대 교수는 “잉락의 도주로 푸어타이당의 기반이 약해질 것”이라며 “향후 최소 7∼8년은 군부 정권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잉락 전 총리가 해외 도피에 성공한 데는 현 정부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군부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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