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허리케인 ‘하비’ 온 사이 인종차별 논란 전 경찰국장 사면한 트럼프

아파이오 전 애리조나 경찰국장 대상

취임 후 7개월 만 ‘첫 사면’

인종차별 논란에 기름 부어

여야 강력 반발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순 없다” 비판

트럼프 “허리케인 대응 잘하는 중” 자화자찬 트윗 날려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락포트에서 사람들이 허리케인 하비에 직격탄을 맞은 보트 주차시설 옆을 지나가고 있다. /락포트=AP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락포트에서 사람들이 허리케인 하비에 직격탄을 맞은 보트 주차시설 옆을 지나가고 있다. /락포트=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아파이오(왼쪽) 미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전 경찰국장/마셜타운=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아파이오(왼쪽) 미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전 경찰국장/마셜타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리한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악명 높았던 조 아파이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전 경찰국장을 전격 사면해 미국 사회의 인종갈등 논란에 또 다시 기름을 부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단행한 이번 사면은 공교롭게도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를 강타한 시점에 이뤄져 시기와 내용 모두 적절치 않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이번 사면에 대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캠프 출신 인사들로 이뤄진 정치조직인 ‘행동을 위한 기구’가 공식 논평을 통해 “이는 이민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조치이자 법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행동을 위한 기구는 이어 “거대한 허리케인이 남부를 휩쓴 동안` 백악관은 생명을 구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인종 차별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를 구했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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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종 프로파일링’ 기법을 동원해 히스패닉계 불법체류자들을 다수 체포·구금하는 등 관할 경찰에 자의적으로 이민법을 해석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던 아파이오 전 국장을 사면했다. 미 언론들은 지난 12일 샬러츠빌 유혈사태로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사면이 새롭게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대변인을 통해 “법 집행 관리들은 미국에 있는 모든 이들의 권리를 존중할 책임을 갖고 있다. 이번 사면으로 인해 그러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인식될까 우려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의 거물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도 비판성명을 내고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순 없다”며 “공직자들은 그들이 지키기로 맹세한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면서 비판의 여지가 없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파이오 전 국장 사면으로 새롭게 촉발된 인종차별 논란에는 아랑곳없이 재난 당국이 허리케인 하비에 대해 성공적인 대응태세를 보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화자찬하는 메시지를 날려 도마에 올랐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재난) 현장에는 환상적인 인원들이 있고, (그들은) 하비가 상륙하기 오래전에 그곳에 도착했다”며 “지금까지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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