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에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낼 것을 촉구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폐기를 시사하는 트윗을 올렸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발끈하며 “멕시코 정부는 소셜미디어나 뉴스 플랫폼을 통해서 협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위터를 활용해 외교적인 압박을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금 멕시코, 캐나다와 역대 최악의 무역협정인 NAFTA 재협상을 하는 과정에 있다”며 “둘 다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민 일자리 보호와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NAFTA를 비롯한 외국과의 무역협정 개정 또는 폐기를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대해서도 “멕시코는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며 “멕시코가 변제나 다른 방법을 통해 비용을 댈 것”이라고 도발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날 ‘미국 대통령의 성명에 대한 입장’을 배포하며 “멕시코는 NAFTA 등 어떤 외교 문제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협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멕시코 정부가 항상 언급한 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 지어지는 장벽이나 물리적 장애물에 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며 “이는 멕시코의 협상 전략이 아니라 국가 주권과 존엄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의 범죄율이 높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선 “멕시코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두 나라 사이의 불법 마약·총기·자금 거래와도 관련이 있는 공통의 문제”라며 “마약에 대하 미국 내 높은 수요와 멕시코와 다른 나라들의 공급이 근본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공통의 책임이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팀워크와 상호 신뢰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멕시코의 범죄율이 미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했다.
멕시코 정부는 전날부터 미국 텍사스 주를 덮친 허리케인 피해와 관련해 “미국 국민과 정부에 대한 모든 연대를 표한다”며 “자연재해 대처를 위해 미국 정부에 도움과 협력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