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후지타 다카노리 "빈곤노인 급증에 땜질식 복지…日 젊은층은 불만 커"

" 고령화 속도만큼 빈곤층도 늘어

日 '하류노인' 최소 600만 이상

정부 임시특례급부금 등 지급에

"미래 몫 다쓰나" 세대 대립 구도

韓 노인 절반이 가난…日 2.5배

'의료·요양·주거비' 3대 요인

정부, 확실한 투자로 대비해야"

日 베스트셀러 ‘하류노인’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 /권욱기자日 베스트셀러 ‘하류노인’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 /권욱기자


“알다시피 일본에서는 노인 복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의 숫자가 계속 늘다 보니 정부가 노인 예산을 늘려도 노인 각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니 임시특례급부금 등을 노인들에게 지급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또 젊은 사람들은 불만이 큽니다. 우리가 번 돈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하는데 왜 노인들에게 다 써버리냐는 겁니다.”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만난 후지타 다카노리(사진) 훗토플러스 대표는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고령자를 위한 정치, 고령자를 위한 복지밖에 없다면서 ‘실버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이로 인해 젊은 세대와 고령 세대 간 대립 구도도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후지타 대표는 일본의 노인 빈곤 문제를 지적한 책 ‘하류노인’의 저자다. ‘하류노인’은 2015년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출간됐다. 그가 몸담고 있는 훗토플러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법인이다. 그는 빈곤 퇴치 활동을 하던 중 수많은 노인이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밥솥에 남은 밥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고 하루 종일 공원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지만 대화 상대라고는 도시락을 사기 위해 들르는 편의점 점원밖에 없는 노인들이 일본의 고령화 속도만큼이나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것이 후지타 대표의 설명이다. 게다가 이런 노인들의 증가는 노인 복지 예산 문제, 세대 갈등, 더 나아가 가치관 붕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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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대표는 “일본의 하류노인은 최소 600만~700만명”이라며 “이들은 대부분 농업이나 어업·자영업 등에 종사하면서 정부만 믿고 국민연금 외에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투자 등은 달리 준비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빈곤 노인들에게 일본 정부가 땜질식으로 일부 현금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이에 반발심이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일본의 현실도 이럴진대 일본보다 노인빈곤율이 2.5배 높은 한국은 더 위험한 만큼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9.6%, 일본은 19.4%다. 후지타 대표는 “일본 노인들을 노후 빈곤에 빠뜨린 세 가지 요인은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요양비용, 주거비”라며 “일본의 선례를 보면서 의료·요양·주택 등 세 가지 문제만큼은 한국 정부가 확실하게 투자해 미리 준비해놓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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