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첫 프리미엄 중형 후륜세단 ‘G70’이 국산 차 영역 확대를 주도한다. 그동안 수입차에 밀려 참패했던 4,000만원대 세단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부응하듯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임금 및 단체협상에 따른 부분파업에도 G70 생산에 적극 협조하고 나섰다. G70은 출시 전 온라인 동호회 카페에 6만여명의 회원이 몰리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이달 1일 미디어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G70 알리기에 나선다.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는 주요 제원과 차량 외관 디자인만 공개한다. 공식 출시 행사는 다음달 중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 G70이 현대차(005380)뿐 아니라 국산 차의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급 대형차와 양산형 소형·중형차 사이에서 단절됐던 국산 차의 허리를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1,000만원대 시장에서는 ‘아반떼’, 2,000만원대 시장에서는 ‘쏘나타’, 3,000만원대 시장에서는 ‘그랜저’로 재미를 봤다. 5,000만원대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G80’이, 6,000만원 이상 대형 세단 시장은 제네시스 ‘EQ900’이 이끌었다. 4,000만원대 시장은 대표 선수가 없었다. BMW ‘3시리즈’나 아우디의 ‘A4’, 벤츠의 ‘C클래스’가 국내 시장에서 대활약했던 것 역시 이런 이유다.
제네시스는 아직 G70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G70의 국내 출시 가격은 스팅어보다 약간 높은 3,800만~3,900만원, 주력 트림은 4,000만원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모든 분야의 최고를 지향한다. 이에 따라 G70에도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신의 자동차 기술이 모두 투입됐다. 기아차(000270)가 지난 5월 출시한 스팅어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지만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8초로 0.1초 정도 빠른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카카오와 제휴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서버형 음성인식’ 시스템도 G70에 처음으로 탑재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G70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 특히 독일 브랜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는 첫 모델인 만큼 현대차가 공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현대차 스타일링담당 상무는 앞서 “G70은 정통 세단의 기존 인식을 바꿔줄 모델”이라면서 “독일 브랜드들과 정면 승부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G70과 BMW 3시리즈의 비교 시승을 통해 마지막 담금질을 마쳤다.
현대차 노조도 제네시스 G70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탠다. G70 생산을 담당할 현대차 울산 5공장은 신차 출시를 위한 사전협약을 마무리 짓고 31일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올 6월 1공장 노조가 파열음을 내면서 출시 일정이 미뤄졌던 코나와 달리 제네시스 G70은 계획대로 9월 중순에 출시할 방침이다.
소비자의 관심도 뜨겁다. 일반 고객 대상 사전공개 행사의 열흘 치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 제네시스 G70 온라인 동호회 카페 회원 수는 일주일에 1만명씩 늘어 현재 회원 수가 5만9,000명을 넘어섰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G70의 흥행 여부는 초기 주문 물량을 얼마나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노조의 협조에 따라 판매 속도와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도원·조민규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