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대화에 몸달았나..靑, 정밀분석 않고 방사포로 발표해 '혼선'

■ 北 단거리 발사체는 '탄도미사일'

탄도미사일은 유엔 결의 위반..靑 '축소 평가' 논란

野 "美 등 해외정보 맞고 우리만 틀려" 비판 쏟아내

발사 각도·비행고도 낮아 對南 정밀타격 목적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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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6일 쏜 발사체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군 당국이 28일 밝히면서 청와대를 향한 ‘도발 강도 축소 논란’이 더욱 불붙고 있다. 발사 당일 청와대는 미국과 일본·러시아가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한 것과는 달리 300㎜ 방사포로 추정해 “청와대가 일부러 북한의 도발 수위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날 청와대의 추정이 틀리고 미국 등 해외 정보가 맞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청와대를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군은 북한의 불상 발사체 발사 직후 당시 최대고도와 비행거리·발사각도 등 제원만으로 판단했을 때 300㎜ 방사포 또는 불상의 단거리발사체로 잠정 평가한 바 있다”면서 “이후 한미 공동평가 결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중간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세부 미사일 종류와 제원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6일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후 청와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회의 직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제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해 한미 간 차이를 보였다.

방사포와 단거리탄도미사일 모두 살상무기라는 점은 같지만 두 무기의 ‘정치적 의미’는 큰 차이가 난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지만 방사포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결론 날 경우 국제사회의 규탄과 추가 제재 움직임까지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가 대북 대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탄도미사일이 아닌 방사포라고 성급히 추정한 게 아니냐는 야권의 비판이 이날 오전까지 쏟아졌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부만 방사포 포탄 발사라고 판단하며 축소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청와대의 발표는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가 맞는지 의심케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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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에 쏜 단거리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지대지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중거리(IRBM)와 준중거리(MRBM) 지대지 미사일에 이어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기존 KN-02 지대지 미사일과 다른 형태의 새로운 미사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신형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남한의 주요 전략시설과 평택 주한미군기지,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벙어체계(THAAD·사드)기지 등의 정밀타격이 목적인 것으로 정보 당국은 관측하고 있다.

당시 북한이 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 중 2발은 50여㎞ 고도로 250여㎞를 날아갔고 나머지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정상각도(30∼40도)보다 낮은 저각(20도)으로 이번 미사일을 쏜 것도 비행고도를 낮춰 목표물을 신속·정확하게 타격하려는 의도라고 군 당국은 해석하고 있다. 당국이 북한의 도발 당일 발사체를 방사포로 잘못 추정한 것도 이 같은 ‘저각 발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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