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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래식] 빚의 유혹, 부채의 역사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추천>

■이번엔 다르다(케네스 로고프·카르멘 라인하트 지음, 다른세상 펴냄, 2010년)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오무라 오지로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2016년)

■금리의 역사(시드니 호머·리처드 실라 지음, 리딩리더 펴냄, 2011년)









국가·가계의 부채가 급증하면서 빚으로 인해 우리가 다시금 위기를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국가 예산이 올해 430조원에서 4년 후인 오는 2021년에는 500조원을 넘어서고 추가경정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670조원에서 2021년 8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국가재정 운용계획을 발표했다. 복지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및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각각 169%, 9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평균인 134%, 72.4%를 훌쩍 넘어섰다.

빚의 위험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으로부터 빚으로 인해 겪게 되는 위험을 예견해주는 책 세 권을 추천받았다. ‘이번엔 다르다(케네스 로고프, 카르멘 라인하트 지음, 다른세상 펴냄, 2010년)’와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오무라 오지로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2016년)’, ‘금리의 역사(시드니 호머, 리처드 실라 지음, 리딩리더 펴냄, 2011년)’다.

박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은행에서 12년, 한국조세연구원에서 11년간 주로 재정 연구활동을 해왔으며 이후 통계청장을 역임하고 다시 돌아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을 맡은 재정통이다.


‘이번엔 다르다’는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와 투자은행 출신 경제학자가 800년 동안 66개국에서의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반복된 금융위기의 역사를 정리해 ‘과도한 부채로 이뤄진 호황은 언제나 금융위기로 끝난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은 호황기 때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착각을 하지만 금융위기 직전에 깜빡이는 수많은 경고 신호를 찾아내면 위기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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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는 일본 국세청에서 10년 동안 법인담당조사관으로 근무했던 독특한 경력을 가진 저자가 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리먼 쇼크까지 세계사를 뒤바꾼 중요한 사건들을 돈, 즉 ‘부채’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저자는 “국가는 돈이 발명되기 전부터 존재했는데 세금을 걷고 부채를 일으키는 등 재무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국이 되기도, 빈국이 되기도 했던 역사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금리의 역사’는 원시시대부터 메소포타미아, 그리스·로마, 중세, 근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금리와 대출 행위의 역사적 추이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박 원장은 “그동안 가계부채나 국가부채에 관심이 집중돼왔지만 어느 한 부문의 부채가 다른 부채로 전이되면서 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가계·국가·기업 부채를 합한 GDP 대비 국가 총부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아직 부채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하지만 증가속도가 다소 빠른 편이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GDP 대비 국가총부채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0% 수준에서 최근 235%로 높아졌는데 우리나라는 2008년 199.8%에서 2016년 233.3%로 증가했다.

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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