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텍사스주(州) 휴스턴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약화하기 했지만, 오히려 이동 속도를 늦춘 채 폭우를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어 갈수록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주말께부터 하비의 직격탄을 맞은 휴스턴에는 2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미 역사상 최대 강수량인 1.25m(49.2인치)의 폭우가 내렸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1978년 1.22m(48인치)를 넘어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휴스턴 남쪽에 있는 컬럼비아호수의 제방이 무너져, 긴급 주민 대피명령까지 내려졌다. 인구 650만 명으로 미국 4대 도시인 휴스턴 곳곳에서는 단층 주택의 지붕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순찰 중이던 경찰관 한 명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명으로 늘어났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그동안 텍사스 해안에서 떨어진 멕시코만 바다 위에 머물던 하비의 중심이 이날 밤 또는 30일 오전 육지로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해, 재난 당국과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 센터는 “하비가 열대성 폭풍으로 모습을 바꾸고 이동 속도를 늦추면서 오는 31일까지 텍사스 해안 북부와 루이지애나 남서부에 걸쳐 추가로 15~30㎝(6~12인치)의 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5년 1,800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루이지애나 주(州) 당국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와 오스틴을 잇따라 방문해 재난 당국자들을 격려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회의를 열어 주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번 재난은 “엄청난 피해 규모”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