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최대 종파인 조계종을 이끄는 자승 총무원장이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스님과 면담을 가졌다.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김 부총리가 종교인 과세 관련 직접 종교계 인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승 스님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종교인 과세에 반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자승 스님은 다만 “불교계 안에서도 종단마다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이 틀리기 때문에 과세에 대비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조정만 잘 이뤄지면 과세를 시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말씀해주신 부분들을 잘 감안해서 제도가 초기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조계종 방문을 시작으로 오는 31일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한다. 이후에도 개신교를 포함한 7대 종교단체를 모두 만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그간 종교인은 과세 사각지대에 있었으나 2015년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종교인에게도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됐다.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종교인 과세 시행을 더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