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최종구 "정책금융 전면 재조정…민간 역할 강화할 것"

30일 중소·벤처기업 현장 간담회

"생산적 금융은 기업인 위한 금융"

정책금융 개편, 재기 지원, 회수시장 활성화 등

'혁신·벤처기업 위한 생산적금융' 3대 과제 발표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당국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당국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올해 안에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을 내건 새 정부 금융정책 기조에 따라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분야에 정책자금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연대보증 전면 폐지, 담보자산 다양화 등을 통해 창업·재도전을 장려하고 중소·벤처기업에 민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모험자본 공급과 회수시장을 활성화하는 금융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30일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창업·중소기업 대표들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혁신·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생산적 금융 추진 3대 과제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창업과 재기, 성장과 회수를 위한 금융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의 역할을 전면 재조정하겠다”면서 “하반기 중으로 조직과 기능까지 세부적으로 재설계하는 정책금융 재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4차 산업혁명 선도 금융기관’으로서 신산업 육성과 성장·재도전 금융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기은은 민간의 창업 보육·인큐베이팅·벤처캐피탈과 연계를 강화한 혁신 유발형 대출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수은은 지원 방향을 수출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데 집중시킬 계획이다.

또 신보는 민간 금융시장과 협력을 통해 ‘시장형 보증기관’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기술보증기금이 새로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로 넘어감에 따라 차별화를 위해 신보의 정체성을 ‘시장형’에 가깝게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실패의 두려움 없는 창업 및 재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먼저 내년 초부터 창업 7년 이상 기업에 대해서도 법인대표자 연대보증을 폐지할 예정이다. 또 부동산 담보와 재무실적이 없어도 은행 자금을 끌어쓸 수 있도록 은행 여신심사에서 기술력 평가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올해 초부터 은행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술평가와 여신심사를 일원화하는 ‘통합여신모형’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에 담보로 인정되기 어려웠던 무형자산이나 동산도 담보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관련기사



성실실패자의 재도전을 돕기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하반기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해 창업 재기 지원자의 신용회복을 돕고, 신보의 보증비율을 높이는 등 자금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투자자금 회수기회를 확대하는 정책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하반기 중 신산업 분야 금융지원을 위해 ‘4차 산업 지원 투·융자 복합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되, 민간의 자금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정책금융은 리스크를 보완하고 협력하는 역할만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증권사·캐피탈·창투사·사모펀드 등 기업 성장단계별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금융전업그룹이 적극적 자금공급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및 정책금융과의 협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창업·중소기업인 및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과감한 규제개선, 민간투자 활성화, 세제혜택 확대 등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벤처캐피탈 업계를 대표해 자리한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장은 “벤처펀드 조성과 신규 벤처투자액 모두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벤처투자는 사상 최고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민간 자금은 부족하다”면서 “자생적인 투자시장, 회수시장 등 벤처생태계의 핵심 기능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정책금융기관 등과 협업해 보다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판교=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