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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슈팅 ‘0’…‘신<신태용>’도 어쩌지 못한 한국축구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0대0

후반전 이란선수 1명 퇴장으로

수적 우세 불구 위협슈팅 없어

골 결정력·세밀함 여전히 부족

중국에 덜미 잡힌 우즈베크와

6일 러시아행 놓고 ‘단두대 매치’

결국 한 장 남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의 주인은 9월6일 0시(이하 한국시각) 열릴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축구 중 한쪽의 목은 달아나는 ‘단두대 매치’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49위의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 9차전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24위)과 0대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3위(시리아)와 1점 차의 A조 2위(4승2무3패·승점 14)를 유지한 채 마지막 한 경기를 맞게 됐다. 6일 0시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다. 조 4위로 내려앉은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같은 시각 약체 중국과의 원정에서 0대1로 덜미를 잡히면서 승점 12(4승5패)에 머물렀다.

우리로서는 후반 39분 페널티킥을 넣은 중국이 어느 때보다 고마운 상황이다.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을 이겼더라면 우리는 승점 1점을 뒤진 3위로 마지막 경기를 맞을 뻔했다. 그랬다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벼랑에 몰리는 상황이었다. 월드컵 본선에는 조 2위까지가 직행하고 조 3위는 B조 3위와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북중미 4위 팀과의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해야만 티켓을 얻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는 모두 홈앤드어웨이로 진행되는 가시밭길이다.


한국은 홈에서 본선행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룬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10승3무1패의 절대 우세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란전에서 보인 경기력으로는 원정에서 승점 1을 따낸다는 보장이 없다. 0대0이던 후반 7분. 이란의 사에이드 에자톨라히는 김민재와 공중볼 경합 뒤 발로 상대 머리를 건드리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다가 그대로 퇴장당했다. 한국은 그러나 천금 같은 수적 우위를 활용하지 못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에자톨라히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곧바로 최전방 공격수를 빼고 무승부에 초점을 맞췄다. 이란은 이날 전까지 최종 예선 전 경기(8경기)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대놓고 잠그기에 나선 이란의 조직적인 벽을 뚫기에 한국의 공격력은 역부족이었다. 4년 만에 6만명 이상(6만3,000여명)의 관중이 들어 찬 이날 선수들은 순간순간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골문 근처에서의 세밀함은 여전히 부족했다. 약속된 플레이는 신체적 우위를 앞세운 이란의 수비에 족족 걸렸고 시원한 슈팅 하나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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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사령탑 데뷔전에 나선 신태용 감독은 부상 여파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황희찬과 손흥민을 각각 원톱과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시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미드필드는 권창훈을 중심으로 구자철과 장현수가 맡았다. 포백 수비 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김영권·김민재·최철순이,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그러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중앙수비수 김민재가 기대 이상의 무게감을 보여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김신욱과 이동국이 후반 중반 이후 차례로 교체 투입됐지만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의 이란전 역대 전적은 9승8무13패가 됐다. 지난 2011년 아시안컵 8강에서 1대0으로 이긴 게 마지막 승리다.

한국은 이날도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날리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던 대표팀도 이란 원정에서 유효슈팅 제로에 그쳤다. 냉정하게 보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 시절의 대표팀 전력에서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는 얘기다. 설상가상 오른쪽 풀백 최철순이 이날 경고를 받으면서 우즈베키스탄전에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한편 B조의 일본은 호주와의 홈 9차전에서 2대0으로 이겨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주전 대부분을 빼고도 승점 20(6승2무1패)을 채운 일본은 호주·사우디아라비아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려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B조 1위를 결정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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