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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로마의 휴일’ 임창정 “유명세, 단 한 번도 불편한 적 없어...피한다면 직무유기죠”

‘유명세(有名稅)’는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어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즉 ‘유명하기 때문에 치르는 불편’을 말한다.

열일곱에 영화 ‘남부군’으로 데뷔한 28년 차의 관록의 배우이자 유명 가수인 임창정은, 유명세에 대해 “단 한 번도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대중들이 날 몰라봐주면 진짜 서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임창정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임창정 /사진=지수진 기자


“밖에서 제가 사람들의 사인 및 사진 요청에 늘 응하는 걸 보면서 ‘불편하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전 이렇게 말해요. 이걸 하라고 유명해졌는걸요. 전 식당가서 절 몰라봐주면 진짜 서운할 것 같아요. 저한테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라는 임무를 줬어요. 그런데 그게 불편하다면서 피한다면 직무유기죠.”

그는 대중의 인사가 유독 반갑다고 했다. 스타가 불편해 할까 봐, 안 본 척 모른 척 지나가는게 오히려 마음이 안 좋을 정도란다. 그의 이런 생각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곤 했다. 인기를 받은 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그의 이런 자세는 대중이 그를 친근하게 여기는데 한 몫했다.

“가수나 배우 후배들이랑 같이 있는데, 저는 무조건 사진을 찍어주는데 동생들은 간혹 ‘죄송합니다’ 하면서 사인이나 사진 요구를 거절해요. 그럼 전 ‘그 사람이 널 평생 싫어하는 걸 떠나서 TV에 나와도 절대 고정해서 보지 않을거다. 그걸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해요. 전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 뒤에도 연회원권을 끊고 놀이공원에 매주 갔어요. 모자도 안 쓰고 갔어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모르니까 ‘아빠는 왜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줘? 아빠 유명해? ’라고 물어보던걸요. 나한테 주어진 특권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했더니 아이들도 이런 아빠의 모습을 너무 좋아해요. ”

제주도로 이사간 것을 비롯해 요즘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많다면서 허허실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한 임창정은 “세상에서 최고로 착한 이덕희 감독님과 함께 한 영화라 더욱 애정이 가는 영화이다.”며 “감독님이 ‘창수’(2013)이후 일이 잘 안 풀렸다. 도와주고 싶었다. ”며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8월 30일 개봉한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제작 전망좋은영화사)에서 임창정은 현금수송 차량을 탈취한 삼총사의 리더 인한 역을 맡았다. 임창정의 6년만의 영화 복귀작이다.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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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엉뚱 삼총사인 츤데레 리더 ‘인한’(임창정), 뇌순남 형제인 큰형 ‘기주’(공형진)와 막내 ‘두만’(정상훈)이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인질극을 그린 코미디.


절도범 삼총사가 나이트클럽에서 인질극을 벌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폐쇄된 나이트클럽 안에서 기존 계급 질서를 뒤엎는 일들이 하나 하나 벌어지면서 페이소스 가득한 웃음이 터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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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계급 사회가 가진 병폐를 꼬집은 코미디에요. 임창정표 코미디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오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좀 더 다른 영화로 다가갈 수도 있을 듯 해요. 확실한 건 ‘로마의 휴일’ 특유의 감성이 더해져 극장 공기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요. 매번 똑같은 영화만 볼 순 없잖아요.“

‘로마의 휴일’ 이후 차기작 영화 ‘게이트’에서 제작 및 투자, 음악감독 그리고 배우로까지 나서서 1인 6역에 도전하는 임창정. 10월엔 새 앨범으로 관객을 만난다. 내년엔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게이트’는 애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알려졌지만 그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라고 한다.

배우 임창정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임창정 /사진=지수진 기자


배우 임창정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임창정 /사진=지수진 기자


“‘게이트’는 코믹 영화인데, 정말 최고인 정상훈씨랑 같이 했어요. 코미디 장르라고 정상훈씨에게 남우주연상을 안준다면 문제가 있을 정도로 너무 잘했어요. 우리나라 악역계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했죠. 엔딩 장면에 나오는데, 자다가 일어나 생각만 해도 웃겨요. 연기를 소름끼치게 잘 했거든요.”

다문화가정 이야기를 다룬 영화 ‘띠엔’으로 감독 데뷔하는 임창정은 “더 이상 미루면 양치기 소년이 될 것 같아서 내년에 감독 데뷔를 하게 됐어요”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방영됐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에요. 다른 문화가 섞여 만들어진 병폐와 소통되지 않은 세상을 담아낼 계획입니다. 문화가 다름으로 해서 뻔히 보이는데도, 치유하지 않고 묻어두고 가는 그런 아픔들을 담았어요. 그 속에서 지지고 볶고 살지만 너도 나도 착한 사람들이었다는 것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임창정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노래도 공개할 계획이란다. 특히 12월에 발표될 노래는 남자 가수와 듀엣을 했는데 ”깜짝 놀랄 조합“이라고 밝혀 궁금증을 더하기도 했다. 10년 후에도 50년 후에도 그의 바람은 “대중들에게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70년은 더 살 것 같아요. 먼 훗날 대중들이 절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해요. 코미디언은 아니지만 절 보면 웃을 수 있고, 늘 유쾌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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