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피’ 서형석(20·신한금융그룹)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 오픈에서 짜릿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서형석은 3일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CC(파72·7,15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6타를 줄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최진호(33·현대제철), 최고웅(30·이상 19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서형석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유망주였다. 2014년 말에는 KPGA 투어 퀄리파잉 테스트를 최연소로 통과하며 ‘신동’ 소리를 듣기도 했다. 2015시즌 세 차례 톱10에 들며 무난하게 데뷔한 그는 지난해에는 드라이버 샷 난조에 시달렸고 올해도 4월 유진그룹 전남오픈 4위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맹타를 휘두른 끝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서형석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KPGA 투어에서는 13개 대회 모두 다른 챔피언이 배출되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졌다.
전날 3라운드에서 선두 최고웅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서형석은 이날 최고웅,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최진호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였다. 16번홀까지는 최고웅이 20언더파로 우세했다. 동반한 서형석은 19언더파였다. 하지만 17번홀(파4)에서 반전이 펼쳐졌다. 최고웅은 생애 첫 우승이 가까이 오자 긴장한 듯 드라이버 샷을 왼쪽으로 당겨쳐 나무가 늘어선 러프로 보냈다. 다행히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1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앞서 최진호가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먼저 경기를 마쳐 세 명이 나란히 19언더파가 됐다. 18번홀에선 서형석의 전략적인 플레이가 빛났다. 세컨드 샷에서 페어웨이우드 대신 아이언을 잡았다. 감각이 좋은 어프로치 샷에 승부를 걸기로 했던 것. 90m 남짓한 거리에서 홀 10㎝에 딱 붙이는 환상적인 세 번째 샷을 날린 서형석은 최고웅이 긴 버디 퍼트를 놓치고 파를 기록하자 챔피언 퍼트를 가볍게 툭 쳐넣어 연장전 없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마지막 날 챔피언 조로 출발했다가 공동 7위로 밀린 아쉬움도 씻은 서형석은 우승상금 1억원을 챙겼다.
마지막 2개 홀에서 고비를 넘지 못한 최고웅은 자신의 최고 성적을 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최진호는 시즌 첫 다승 고지를 노렸지만 1타 차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