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금융 DNA로 철강 불황 속 高성장 이뤘죠”

김동인 영창금속 대표

증권사 경험 살려 영업 강화, 제품군 다변화

ERP·성과연봉 도입으로 효율 키워

연매출 두자릿수 성장, 확장 이전 준비

“증권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영업과 제품 다변화에 주력했죠. 철강 불황에도 매년 10% 이상 성장한 비결입니다.”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영창금속은 철강사로부터 스테인리스(STS)를 받아 가공(슬리팅·시어링)한 뒤 인근 조선·해양 기자재업체와 자동차부품사, 의료기구·주방용품 업체 등에 공급한다. 영창금속 관계사로 대구에 있는 영진금속은 주로 안경테용 STS 소재와 특수강, 비철금속 소재가 주력이다. 이 두 회사의 김동인(37) 대표는 창업주인 부친의 권유로 2014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당시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7년차 자산운용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증권맨의 길을 포기하고 가업 승계에 나섰다.

지난 1일 대구 북구 영진금속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조선업계 불황에 중국산 철강재 수출이 늘어 여러모로 힘들던 시기”라며 회사에 합류한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와 임직원들로부터 업무를 배우는 한편, 회사를 한 단계 도약할 방향을 잡았다. 결론은 ‘영업’과 ‘다변화’였다. 금융투자업에서 영업은 기본이고, 분산투자는 금과옥조였다. 철강업에서도 이런 원칙은 중요하다고 김 대표는 판단했다.


김 대표는 현장 대면 영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아무리 작은 거래처라도 직접 만나며 신뢰를 쌓았다. 그는 “실제 제품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며 품질과 운송 방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조선기자재와 자동차 부품에 편중된 수요 업종을 확장하고자 의료기구·주방·레저 등 스테인리스 소재를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 찾아갔으며, 특수강소재와 비철금속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 결과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두꺼운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2014년 55억원이던 매출액(영창금속·영진금속 합산)은 지난해 70억원으로 훌쩍 뛰어올랐고, 2018년 100억원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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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철강전문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하고 모든 직원을 업종에 따라 핵심성과지표(KPI)로 평가해 성과연봉제를 적용,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김 대표 취임 후 체질 개선을 통해 고성장세를 이어간 영창금속은 내년 중, 영진금속은 올해 말에 확장 이전을 계획 중이다. 또 철강업 전반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오히려 영업직원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금속 분야에서 예전 같은 호황은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지런하다고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만큼 금융이든 철강이든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해 그 맥을 짚고 대응할 수 있어야 사업도 지속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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