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 유럽 4개국 정상면담 앞두고 출국 무산

야당 지도자 부인 "여권 압수당했다…잔악무도한 독재”

베네수엘라 정부가 유럽 정상들과 면담을 앞두고 있던 반정부 인사의 출국을 막았다.

3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날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 등 4개국 정상과의 면담을 위해 출국하려던 릴리안 틴토리 여사의 출국을 저지했다.


틴토리는 야당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의 부인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의 선봉에 서 있는 민중의지당의 지도자인 로페스는 지난 2014년 반정부 시위 폭력을 선동한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친미 성향의 중도 우파 정치인으로, 지난 7월부터 군 교도소에서 풀려나 가택 연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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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토리 여사는 트위터에서 유럽 4개국 정상들과 베네수엘라 정치·인도적 위기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검찰의 명령을 받은 이민 당국이 자신의 여권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틴토리 여사는 여권을 빼앗긴 자신이 카라카스 국제공항에 억류된 사진을 게시하고 “독재가 벌이는 잔악무도한 행위를 목격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독재가 펼쳐지는 베네수엘라에는 590명의 정치범이 있고 53%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 상태에 처해 있는 현실을 알릴 계획이었다”며 “독재정권은 우리의 중요한 해외 순방을 막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출국금지는 틴토리 여사가 오는 5일 법원 출두명령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틴토리 여사는 지난 1일 자신의 차 안에서 2억볼리바르(약 6만달러)의 현금 뭉치가 발견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증언을 위해 법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틴토리 여사는 이번 수사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고령인 시댁 어르신들의 병원 치료에 대비해 보관하던 현금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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