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원, 퀄컴 '공정위 시정명령 효력정지신청' 기각

"손해발생 우려 소명 안돼"

다국적 통신업체인 퀄컴이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린 우리 정부에 반발해 법원에 제소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이에 따라 퀄컴의 ‘불공정 계약’ 방식이 변할지 관심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4일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효력정지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시정명령 때문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퀄컴이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맺은 계약은 불공정행위라며 시정명령과 사상 최대 과징금 1조300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에서 퀄컴이 칩 제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때는 판매처나 칩셋 사용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되며 휴대폰사에도 부당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지 말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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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에 칩 공급을 볼모 삼아 부당한 라이선스 계약과 자사 제품 사용을 강요한 혐의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공정위 시정명령은 퀄컴이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SEP)에 관한 공정거래 확약(FRAND)을 준수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퀄컴이 FRAND 확약을 계속 준수하고 있다면 통상적인 업계 관행과 선의에 따라 협상하더라도 결정되는 실시료(특허 로열티)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기업들은 이번 결정으로 퀄컴과의 불공정 계약 방식이 당장 바뀔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한 로펌 변호사는 “본안 소송은 최소 2020년을 넘겨야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아볼 수 있을 듯하다”며 “산업계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이번 신청사건 기각의 무게감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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