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실제 한·미 FTA가 종료되면 미국의 손실이 더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4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한 한·미 FTA 종료 시나리오 분석 결과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현행(2016년)보다 2억6천만 달러(약 2천941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FTA가 폐기되면 대미 공산품 수출·수입이 모두 감소하지만 대미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적용된 지난해 기준으로 대미 공산품 수출은 655억7천만 달러(74조1천597억원), 미국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은 364억4천만 달러(41조2천136억원)다.
대미 무역수지는 291억2천만 달러(32조9천347억원) 흑자였다.
그러나 FTA 종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대미 수출은 2.0% 감소한 642억5천만 달러(72조6천668억원), 미국에서의 수입은 그보다 더 큰 4.3% 감소한 348억6천만 달러(39조4천267억원)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93억8천만 달러(33조2천288억원)로 현행보다 2억6천만 달러 커진다.
공산품 관세 절감 효과도 미국 제품이 더 컸던 만큼 FTA가 종료되면 그만큼 혜택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 공산품의 관세 절감 혜택은 11억6천만 달러(1조3천120억원) 사라지지만 미국은 2억 달러 가까이 많은 13억2천만 달러(1조4천929억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없어진다.
농산물에서는 미국이 연간 7억7천만 달러(8천709억원), 한국은 약 2천만 달러(226억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없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에서 수입되던 농산물 중 일부는 한국의 FTA 체결국인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수입선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밝혔다.
한편 국내 서비스 분야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사업 철수나 지분 매각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외국법 자문사와 변호사는 각각 22개소, 103명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5일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열 것”이라며 “정말 FTA를 폐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 전략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