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전술핵무기 재배치’ 다시 논란

WP "전략자산 전개로 對北억제 가능"..."미 전문가 다수 반대"

북한의 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대부분 우발적 군사충돌이 발생할 위험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전략 또는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에 반대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송영무 국방장관이 북핵실험 다음날인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정부 정책과 다르지만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전했다. 미국의 확장억제, 즉 핵우산 제공으로 대북 도발을 억제하기 충분하며 전술핵 재배치는 오히려 한반도에서 충돌 우려만 증폭한다는 것이다.

전술핵은 장거리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실은 전략핵무기보다 사거리가 짧은 야포나 단거리미사일 발사 핵탄두, 핵지뢰와 핵기뢰 등 수kt 규모의 폭발력을 가진 핵무기로 국지전에서 사용된다.


한국전 이후 주한미군에 200발 안팎의 전술핵이 배치됐지만, 탈냉전의 군축 분위기 속에서 조지 H.W.부시 행정부 당시인 1991년 9월 전면 철수, 폐기됐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은 항공기 투하용인 B61, B83 핵폭탄 480기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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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딜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 연구원은 “재배치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게 오판과 의도하지 않은 긴장 고조의 여지를 더욱 크게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더욱 신속한 대응 태세를 갖추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딜 연구원은 군사동맹인 한국과 미국이 을지 가디언 훈련 등 정기적 군사훈련을 하고 있고, 이 기간 괌의 미군 폭격기와 핵잠수함 등의 전략자산이 전개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긴밀한 군사협력만으로도 충분한 대북 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WP는 “한국 정부가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와 B-52 포격기, 탄도미사일을 실은 잠수함이 한반도에 주둔하기를 원하지만 한국에는 이들 폭격기를 띄울 활주로가 없고 미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핵심자산이 북한 장사정포의 사거리 범위 안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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