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문재인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를 추가 배치한 데 대해 관영 언론을 동원해 ‘악성종양’, ‘강대국에 낀 개구리밥 신세가 될 것’, ‘2차 한반도 전쟁의 순장물이 될 것’ 이라며 한국에 대해 막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자국 정부가 외교적으로 결례가 되는 논평이 주변국과 마찰을 빚으며 공식적으로 하기 어려울 때 대신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반면 이들 관영들은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나서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중국 책임론’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럴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7일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 관영매체를 비롯해 주요 매체들은 사드 발사대 반입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이들 매체들은 이날 오전 8시 11분께 사드 발사대를 탑재한 이송차량이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을 통과해 성주기지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CCTV는 지난 6일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이 사드배치와 관련해 결연히 반대하며 배치를 중단하고 철수하라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별도 사평(社評)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남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해치는 행위”라며 “사드가 북핵과 같이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사드가 북한의 근거리 미사일 방어에 효과가 없다고 본다”며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위해 중요한 요새를 추가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국의 사드배치가 핵·미사일 행위를 일삼는 북한과 다를 바 없다면서 한국이 점점 북한과 같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전날 사평에서도 “한미 양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신경쓰지 않고 사드 배치를 강력 추진하는 것은 자기중심주의”라며 “한국 보수 세력이 김치만 먹다가 어리석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드 배치를 마무리되면 한국은 자주성을 잃게 되고 북핵 위기와 강대국간 힘겨루기 가운데 놓인 ‘부평(浮萍·개구리밥)’이라는 막말도 했다.
아울러 이 언론은 사설에서 “현재의 한반도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경우 북한이 강력한 유엔 제재를 받아 가장 큰 피해자가 되겠지만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도 최대 피해자 리스트에 포함될 것”이라며 ”현재의 길로 간다면 한국은 2차 한반도 전쟁의 ‘순장물’이 될 것”이라며 험한 말을 쏟아냈다.
반면 중국 관영 언론들은 대북 원유 공급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한국과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정부의 입장에 발맞춰 중국 책임론을 외면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북한이 핵보유를 고집하는게 중국의 잘못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중국 책임론은 중국의 힘을 과대평가한 것이고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핵 보유는 한미의 장기적인 군사적 압력에서 비롯된 것이며 북한의 이런 결심은 오래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중국이 북한을 바꾸려는 시도는 이미 늦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북한의 핵보유는 북한과 미국의 책임”이라며 지금 한반도 상황에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을 직시해 ‘나쁜 것 중에서 가장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일이라며 자국 정부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