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모드’로 전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와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10일 오후10시30분(한국시각) 프랑스 칸에서 튀니지와 친선경기를 가진다고 7일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로 한국(49위)보다 높은 튀니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 예선 A조 1위(3승1무)를 달리고 있어 내년 월드컵에서도 만날 수 있는 상대다. 역대 전적은 1무1패. 지난 2002년 튀니지 원정에서 0대0으로 비겼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에서 가진 출정식 경기에서는 0대1로 졌다. 튀니지전에 앞서 10월7일에는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와 러시아 원정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올해 마지막 A매치 기간인 11월에는 홈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를 예정. 이 경기 상대도 물색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7일 귀국했다. 공항 환영 행사에 걸린 현수막에는 “더욱 분발하겠습니다”는 글도 적혀 있었다. 플레이오프로 밀려나거나 완전 탈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골은커녕 시원한 슈팅조차 가물에 콩 나듯 한 경기력에 많은 축구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이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 제가 좋아하는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선 두 경기(이란·우즈베키스탄전 모두 0대0)에서는 실점하지 않기 위해 수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설명.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이제 내려앉는 것보다 같이 맞붙어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이 뭔지 고민해보려 한다”고 했다. 신 감독은 다음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와 만나 이달 말 대표팀 소집에 발탁할 선수들을 추릴 예정이다. 다만 10월8일에는 상·하위 스플릿으로 갈리기 전 마지막 K리그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국내파들이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 유럽 전지훈련은 유럽파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 대표팀 명단은 오는 25일 발표한다.
최종 예선 두 경기를 통해 신태용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중앙 수비수 김민재(21·전북)는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준비를 더 잘해서 본선에도 뽑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 역할을 훌륭히 해낸 염기훈(34·수원)도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 본선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신 감독님이 베테랑을 중용하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대표팀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감독님의 한마디가 힘이 됐다”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의 조직력이 좋아졌다. 앞으로 훈련 시간이 많아지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