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2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POOL) 주간 운용사에 재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삼성운용은 지난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내리 20년간 주간사 위치를 지키게 됐다.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는 4년 단위로 선정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다섯 차례의 경쟁입찰에서 모두 승리해 오는 2021년 12월 말까지 다시 4년간 자금운용을 맡게 됐다.
기획재정부와 조달청은 8일 연기금투자풀 선정심사를 마친 결과 삼성운용이 종합평점 90.7202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는 불과 1.3431점 차이다. 삼성운용은 입찰가격 점수와 기술평가 점수 모두 미래에셋을 따돌렸다. 같이 경쟁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종합점수 85.8141로 3위에 머물렀다. 90점을 넘긴 삼성운용만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 선정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달 말 최종사업자 계약을 완료하면 내년 1월부터 운용을 이어가게 된다.
미래에셋운용과 신한BNP자산운용의 추격이 상당했지만 기술평가 점수에서 삼성운용을 따라가지 못했다. 입찰가격 점수는 세 곳 모두 9점(10점 만점)대를 넘어섰지만 기술평가 점수에서 80점(100점 만점)을 넘긴 곳은 삼성운용이 유일했다. 16년 투자풀 운용의 노하우를 이길 수 없었다는 평가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삼성운용은 이미 12년째 단독, 4년 복수 주간사로서 연기금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며 “기술 점수에서 삼성이 상대적으로 우위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삼성운용이 20년 연속으로 관리하면서 운용 능력을 더 키운다면 다시 4년 후에 삼성과 경쟁할 수 있는 운용사는 사실상 없다”며 “투자풀 주간사가 곧 삼성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기금투자풀은 연기금과 공공기관 자산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주택기금·무역보험기금·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등 60여개 기금의 여유자금을 모아 통합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총예탁규모는 21조원에 달한다. 주간 운용사가 예치자금을 통합 관리하고 개별 운용사에 배정해주면 개별 운용사가 각 자금을 운용한다. 도입 당시 삼성운용이 단독으로 주간사를 맡아오다 2013년부터 삼성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복수 운용체제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