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투자전문가 '이해진의 힘'...네이버 자율주행차 ‘눈’ 달았다

델파이오토모티브, 마그나인터내셔널 등과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700억 투자

투자 위해 이사회 의장직 내려놓은 이해진 글로벌투자총괄, 세계 누비며 투자 주도

IT업계 "이해진 아니었으면 불가능...미래 비전 제시하는 창업자 역할 모범 사례" 평가





자율주행 센서 기술의 종류/출처=텍사스인스트루먼트자율주행 센서 기술의 종류/출처=텍사스인스트루먼트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차./사진제공=네이버랩스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차./사진제공=네이버랩스


이해진(사진) 네이버 창업자가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LiDAR)’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또 하나의 대형 투자를 성사시켰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유럽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한 지 3개월 만의 추가 투자다. 이 창업자는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까지 내려놓고 글로벌 투자전문가로서 굵직한 행보를 이어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창업자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투자에 전념하며 네이버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모습이 기업 창업자 역할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델파이오토모티브’와 ‘마그나인터내셔널’ 등 글로벌 전장 기업과 공동으로 라이다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이스라엘 기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투자했다고 7일 밝혔다. 투자금액은 총 6,500만 달러(약 728억원)이며 개별 기업의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라이다는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와 달리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한 뒤, 이렇게 얻은 3D 데이터를 이용해 센서 주변의 수십m 이상의 반경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주변의 장애물과 앞차의 위치와 거리 등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고난도의 기술이어서 기술을 보유한 소수의 기업은 투자를 원하는 다수의 기업 중 직접 투자 파트너 직접 고르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성사시킴으로써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투자총괄이라는 직책으로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투자에만 전념하고 있는 이 창업자의 역할이 컸다. 이 창업자는 앞서 XRCE 인수 과정에서 직접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자인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을 설득해 인수를 성사시키며 네이버의 이름을 유럽에 알렸다. 이번 투자에도 XRCE 인수를 주도한 이 창업주가 직접 나선 점이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가 전장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IT 기업인 네이버를 투자 파트너사로 선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XRCE 인수가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투자 계획의 포석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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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 6월 XRCE를 인수할 때 이미 자율주행 기술 개발 확보를 위해 라이다 관련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투자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네이버 이사회의장직까지 내려놓고 유럽을 오가며 미래 유망 기술 확보에 매진해온 이 창업자는 이번 인수를 포함해 올해만 총 15개의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및 인수, 파트너십을 성사시켰다. 이 창업자가 투자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네이버가 잇따라 대형 투자를 성사시키면서 IT업계에서는 이 창업자가 창업자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이 창업자가 기업 경영 전반을 총괄하며 전사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투자에 전념하며 기업의 미래 비전을 성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IT 기업 창업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의 가장 혁신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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