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이 확정 발표한 10월 당대회 대표단 303명에서 태자당 고위인사 5명이 무더기로 탈락했다고 8일 보도했다. 탈락자 명단에는 마오쩌둥 전 주석의 손자인 마오신위 소장을 비롯해 개국원수인 주더 전 국가부주석 손자 주허핑 공군지휘학원 부원장, 리셴녠 전 국가주석의 사위인 류야저우 전 국방대 정치위원,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의 사위인 류샤오장 등이 포함됐다.
신문은 “당대회 대표단에서 배제된 것은 사실상 향후 진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위가 강화되면서 혁명원로 집안의 정치적 배경이 이전보다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은 부총리를 지낸 혁명원로로 시 주석 자신도 태자당 계열로 분석된다. 시 주석이 군부 내 자신의 지지세력이 아닌 비주류 태자당 세력을 솎아내는 것은 당대회를 앞두고 측근을 전면에 내세워 1인 집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당대회에 앞서 31개 성·시·자치구는 물론 여타 중앙 정치부처와 국유기관 등에서 대의원 선출을 마쳤고 인민해방군도 303명의 대의원을 선출해 총 2,300여명의 대의원이 확정된 상태다. 시 주석은 지방 당서기와 주요 도시 수장을 측근인 시자쥔(시진핑의 옛 부하 출신 인맥)으로 채워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정치적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 계파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상하이방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SCMP는 “과거에는 혁명원로 자제들에게 당대회 대의원 자리가 보장됐지만 시 주석 집권 이후 이 같은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