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통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WP)의 기자이자 정치평론가 애덤 테일러는 11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왜 대북제재는 작동하지 않았는가? 2가지 다른 이론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북핵 개발이 완성 단계라는 점을 들어 “적어도 지금까지는 대북제재가 실패한 게 명백해 보인다”며 “따라서 그 이유를 물어볼 가치가 있다. 좋은 소식은 분명하고 논리적인 2가지 이론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 2가지 이론이 너무 달라 모두를 믿는다면 상충하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점이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나는 대북제재가 강력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 탓에 2006년 이후 북한 경기가 오히려 호전됐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따른 지난달 유엔의 제재는 북한 수출의 3분의 1인 10억 달러 상당을 감축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그럼에도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다른 ‘샛길’을 찾아내는 탓이다. 최근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의 북한 석탄 직수입이 줄어들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국가로 수출선을 다변화했다. 시리아 등과의 미사일개발 협력, 앙골라 나 우간다 등과의 군사교류 등도 늘렸다.
또 다른 이론은 북한 정권의 지도부가 대북제재 자체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테일러 기자는 “제재는 경제적 압력을 사용해, 한 국가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설계되는 것으로, 국가 지도자들이 궁극적으로 자기 행동의 경제적 대가가 너무 크다고 판단해 그 행동을 바꾸는 결정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다”며 “그러나 북한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은 핵무기 보유를 미국에 대한 유일한 옵션으로 보는 것 같고, 그래야 정권이 전복되는 것을 피하고 주한미군이 철수해 평양 주도로 한반도를 통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이론이 더 정확한가. 테일러는 “북한과 같은 폐쇄적 국가에 대한 제재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두 이론에 대한 평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두 이론이 부분적으로는 맞는 것 같다”며 “중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차단에 서명하기를 꺼린다. 이는 부분적으로 북한이 이러한 조치를 존재론적 위협으로 보고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반응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느 이론이 더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원유공급 차단 등 북한의 생명줄을 끊는 최고의 대북제재라면 통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