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단독]문 대통령 "한일 전력망 잇자" 아베에 '슈퍼그리드' 제안

연내 정상회담서 경협 논의

21일께 한미일 회담 검토

트럼프 11월 한중일 순방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일 전력망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북아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향후 중국과의 전력망 연결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연내 아베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 같은 경협 플랜을 논의할 전망이다.


북한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초 한국과 함께 중국·일본 등 동북아 3국 순차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유엔총회 기간인 21일께 뉴욕에서의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 개최도 검토되고 있다.

13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여러 국가 간 전력망을 연계하는 ‘슈퍼그리드’ 사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에 검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내륙과 제주도 사이에 해저 케이블을 깔아 전력망을 연결해본 경험이 있고 관련 기술도 갖췄다”며 “일본과도 해저 케이블로 전력망을 연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역사 문제로 한일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양국 간 경협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연내 방일을 요청해놓았다. 연내 도쿄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슈퍼그리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와 몽골 정상회담에서도 전력망 연결을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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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되면 우리나라는 러시아·몽골의 값싼 전기를 들여와 중국·일본 등에 공급하는 ‘극동 에너지 허브(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로서는 최소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전력생산 비용 절감과 공급 안정화, 관련산업 성장 및 경기부양 기회 확보, 관련 투자국 간 우호 증진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중일은 전력공급이 부족한 반면 러시아와 몽골은 천연가스(LNG)·석유·풍력 등이 풍부해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며 “5개국이 전력망을 연계하면 에너지 수급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기술력을 가진 삼성·LG·SK그룹과 소프트뱅크·일본전기 등 한일 양국 주요 기업들의 협력도 기대된다.

전력 공급지가 될 시베리아·몽골에 한국·일본 자본이 직접 투자해 가스·석유 등 에너지원을 캐고 발전소를 지어 슈퍼그리드로 송전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북유럽 슈퍼그리드(총사업비 4,991억달러), 남유럽·북아프리카·중동 슈퍼그리드(7,727억달러), 남부 아프리카 슈퍼그리드(총 3,475억달러) 등이 추진되고 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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