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秋鬪 韓뒷짐, 佛은 노동개혁]'노동법 개정' 전면 내세운 勞...대규모 집회·도미노 파업 예고

현대·기아차-한국GM 등 명절이후 임단협 줄다리기 길어질 듯

한노총 위원장. 상의 방문했지만 양극화 해결 등 원론 공감 그쳐



촛불 청구서를 앞세워 일방통행식 요구를 일관해온 노동계가 추투(秋鬪)에 돌입할 조짐이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등 친노동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투쟁 수위를 높여가는 분위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및 차별 해소, 노동관계법 개정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등 산별노조는 임금 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을 앞세우고 투쟁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이후에는 파업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노총은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을 할 때까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노조 할 권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및 노동법 전면 개정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9월 말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력투쟁 등을 전개한다. 특히 다음달 28일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철폐’를 내걸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한국노총은 앞서 지난 12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하반기 활동 방향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노총은 20일 과로사 근절 및 장시간 노동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11월18일에는 서울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양대 노총이 친노동 정부하에서도 이 같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노동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스로도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를 던지고 당장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나 국회를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계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고 하면서도 기아자동차 노조가 비정규직을 품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노동계조차도 대안이 없는 구호만 내세우며 투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2017 하반기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노조 할 권리,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2017 하반기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노조 할 권리,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산별 및 개별노조의 움직임도 양대 노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목적만 임금 인상 등의 근로조건 개선, 최고경영진 교체 등으로 다를 뿐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말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새 집행부에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말 새 집행부를 선출하며 이들 새 집행부가 추석 이후 사측과 임단협을 재개하게 된다.


기아차 노조 역시 다음달 말 선거로 뽑히는 새 집행부에 임협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 노조 현 집행부는 지난달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요구안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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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협상은 어떤 성향의 집행부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그 내용과 속도 등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두 회사 사측은 어떤 집행부가 당선되느냐에 따른 시나리오별 협상 대책과 경영계획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GM 노사는 7월24일 제18차 교섭 이후 50일 만에 19차 교섭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만남을 끝냈다. 1일 새로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노사는 교섭 절차에 이견을 보여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앞으로도 한국GM 노사의 대치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카젬 사장은 비용 절감이라는 숙제를 안고 부임했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와의 협상에서도 양보를 요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뿐 아니라 노조는 ‘철수설’에 대한 분명한 입장도 요구할 것으로 보여 노사의 줄다리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통 끝에 차기 회장을 낙점한 BNK금융도 노사가 대립 중이다. BNK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노조는 김지완 신임 회장을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총파업과 출근 저지를 예고했다. 이미 부산은행 노조는 전체 조합원 2,409명을 대상으로 김 내정자가 선임되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투표를 진행해 그중 91%인 1,689명에게 파업 참여 입장을 받아놓은 상태다.

이날 김주영 위원장은 71년 역사의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박용만 회장과 김 위원장은 노사 간 대화로 양극화 해소 등의 원론에 공감하는 데 그쳤다. 비공개 간담회는 불과 15분 만에 끝났다. 김 위원장은 “짧은 시간에 노동 현안들을 이야기하기에는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맹준호·임지훈·조권형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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