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마트 의무휴업, 골목상권 매출에 毒 됐다

■ 서용구 교수 2012년 ~ 2017년 6월 카드사 빅데이터 분석

대형마트 이용객 60% 이상

1km내 음식점·편의점도 이용

전통시장 매출 대형마트와 연동

SSM 출점 따른 집객 효과도 뚜렷

휴업 땐 농축산 유통에도 악영향





현재 정부와 여당은 복합쇼핑몰 등 대형쇼핑시설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패키지 규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한층 강화된 유통규제 법안으로 이달 내 국회에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패키지 유통규제법안의 핵심 중 하나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쇼핑몰에도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것. 의무휴업으로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마트 등의 의무휴업이 골목상권의 매출을 끌어 올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하락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한카드 사용자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아울러 쇼핑몰 등의 의무휴업이 농축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축수산업 및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 방안’ 세미나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 마트 규제에 대한 효과 분석’을 발표하며 “대형마트·SSM의 매출과 인근 골목상권의 매출은 연동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1,200만 명 가량)를 보유한 신한카드 사용자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뤄졌다. 대형유통업체의 규제를 시작한 2012년 1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카드 사용 내용을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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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에 따르면 의무 휴업일 시행 초기에는 전통시장 및 개인 슈퍼마켓의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률이 감소하다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대형 마트, SSM, 전통시장, 개인슈퍼마켓에서의 소비금액 증감 그래프는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서 교수는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보니 대형 마트 이용 고객 중 60% 이상이 당일 반경 1km 이내에 있는 음식점, 편의점, 슈퍼마켓 등을 이용한 것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대형 마트 매출이 증가하면 인근 골목상권도 매출도 늘고, 대형 마트 매출이 하락하면 동반 하락하는 것이다.

아울러 대형 마트와 SSM의 출점이 전통시장 이용객 수를 증가시킨다는 결과도 나왔다. 대형 마트와 SSM 출점 이후 전통시장에서 대형 마트·SSM으로 이탈하는 고객보다 대형 마트 및 SSM에서 전통시장으로 이동하는 고객 수가 더 많은 것으로 관찰됐다. 대형마트의 집객효과가 가져온 효과라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일요일 규제와 평일(수요일) 규제 모두 오프라인 매장과 상권에서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며 “이 같은 휴일규제보다는 중소상인의 경쟁력 강화 및 오프라인 상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마트에 대한 출점 및 의무휴업일 규제가 농축산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석근 전국경매사연합회 회장은 “대형 마트는 농산물 판매 경로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유통 채널”이라며 “1주일 매출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하는 일요일에 영업하지 못할 경우 대형 마트가 신선도가 생명인 농축수산물의 발주량을 줄이게 되면 농산물이 제값을 못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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