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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왕사’ 박영운 “반항아 연기 해보고파…롤모델은 김래원”

“끌림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단순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화관에서 집중을 하면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더라고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뱀 문신남’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박영운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극본 송지나, 연출 김상협)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드라마와 달리 진솔하고 순수했으며 그의 말대로 끌림이 있는 배우였다.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멜로 사극이다. 박영운은 극 중 송인(오민석 분)의 부하 무석 역을 맡았다. 순혈의 고려왕을 세우기 위해 살인 따위 서슴지 않았던 무예의 고수이지만, 비연(박지현 분)에게 마음을 두면서 흔들리게 된다.

배우 박영운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영운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187cm의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 박영운은 ‘이 드라마는 악역도 잘생겼네’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장본인이다. 게다가 극 중 무심함과 다정함 사이 츤데레 성격까지 더해지며 매력적인 캐릭터로 떠올랐다. 박지현과의 케미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화면 밖에서 만난 박영운에게는 무석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는 “무석이 묵직한 나쁜 남자라면 저는 활발하고 많이 웃는 성격이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너무 많이 웃는다고 자제시킬 정도다”라고 말할 정도로 의외의 유쾌한 면까지 있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처음 도전한 드라마인데 하필 사극이다. 연기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참고할 인물이 있었다. 그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변요한 선배님이 맡은 역할과 무석이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검술을 할 때와 러브라인이 있을 때 어떤 눈빛인지 많이 관찰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한 박영운은 7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공백기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묻자 “연기 활동을 하다보면 학교가 뒷전이 될 것 같아서 우선 학교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오디션도 보고 연극 무대에도 서보고 군대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알차게 보낸 20대였다.

그렇다면 배우의 꿈은 언제부터 가졌을까. 사실 그는 검도 선수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검도를 의무적으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인문계에 진학했고, 연극부에 마음을 뺏겼다. 선배들이 축제 때 연극을 올리는 것을 보고 자신도 무대 위에 서고 싶어졌다고.

검도에서 연기로 전향하면서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진심이 담긴 손 편지로 부모님의 마음을 돌렸고, 지금은 누구보다 배우의 길을 응원해주시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배우로서 더욱 커나가는 것. 박영운은 롤모델로 김래원을 언급했다.

“영화 ‘해바라기’를 보고나서 제 롤모델이 되셨다. 액션 연기도 정말 좋았지만 그 안에 담긴 슬픔이 감명 깊었다. 김래원 선배님이 하시는 드라마나 영화를 다 챙겨보는데 항상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런 게 끌림이구나 싶다. 저도 끌림을 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박영운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영운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다음은 박영운과의 일문일답.

-한참 선배인 오민석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80% 정도는 민석이 형과 촬영했다. 대선배님 앞에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NG도 났다. 대사를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었는데 형이 점심 먹으면서 알려주시더라. 휴식 시간 때도 그렇고 본인 시간을 투자해서. 옆에서 도움을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은 조언이 있다면.

“눈빛 연기를 많이 했는데 수많은 눈빛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똑같이 눈을 쳐다보면서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형이 극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예전에 화나고 힘들었던 것을 떠올려 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도움이 됐다.”

-고려 최고 검객인 만큼 액션 연기도 많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다른 배우들도 부담감이 있었겠지만 첫 작품인데다가 고려 제일의 검객으로 나와서 부담이 됐다. 오버해서 액션을 하려고 하다가 다치기도 해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 촬영 전에 승마를 3개월 정도 배웠는데 결국 못 탔다. 그냥 다리로 날아다니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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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장면이 많던데 부상을 입지는 않았는지.

“제주도에서 촬영했을 때였다. 돌바위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을 달리는데 밑이 안 보이는 거다. 무리하게 잘 해보려는 욕심을 가졌다가 미끄러져서 목과 어깨를 다쳤다. (홍)종현이와 액션을 할 때도 마음만 앞서서 서로 다치고 그랬다. 그래도 장면이 잘 나오면 다 잊는다.”

-김윤철 PD가 자신의 어떤 면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생각하나.

“오디션을 볼 때 강렬한 눈빛을 원하셨다. 당시에는 무석이라는 역할을 맡을 줄 몰랐는데, 부모님의 원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활을 쏴보라고 하셨다. 상대방을 찢어죽일 것처럼 보라고 시키셔서 그런 눈빛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연출이 상당히 섬세한 편인데, 연기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이 있나.

“박지현과 한과를 먹는 장면이 있다. 무석이가 무사인데다가 상처를 입힌 장본인이니 편하게 웃지 못하고 죄책감이 들 것 같아서 그렇게 연기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무석이도 같은 사람이라고 설레는 여자 옆에 있으면 웃음이 나올 거라고 하셨다. 그 말이 단번에 이해가 됐다.”

배우 박영운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영운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주위 반응은 어떤가.

“부모님께서는 오디션 합격했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셨다. 한 번쯤은 방송을 같이 보고 싶은데 아직 쑥스러워서 오후 9시 30분이 되면 자연스럽게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나가서 혼자 본다. 부모님은 집에서 보신 후에 카카오톡으로 잘 봤다고 말씀해주신다.”

-시청자들 반응도 살피는 편인가.

“노트북으로 방송 보면서 실시간 반응도 살핀다.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해주시는 거라 생각하고 체크해둔다. 눈빛이 좋다고 하신 것이 기억에 남았다. 원래 눈이 콤플렉스였는데 강점으로 생각하게 됐다. 시선 처리가 부자연스럽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면.

“감독님께서 1회 때 했던 거랑 20회 때 했던 거랑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 보일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느 순간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어졌다. 또 내가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도 낸다. 연기할 때도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게 됐다.”

-한국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최근에 본 작품 중 탐나는 역할이 있나.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설경구 선배님이 하신 역할이 인상 깊다. 누구나 한 번 해보고 싶지 않을까. 감히 제가 연기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런 섬세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박신양 선배님, 김래원 선배님과도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이외에도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 주어지는 대로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 딱 하나만 꼽자면 학원물 속 반항아 캐릭터다. ‘상속자들’ 속 이민호, 김우빈 역할처럼. 철도 없고 마냥 그 나이대 학생들처럼 노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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