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특별기획 ‘왕은 사랑한다’(극본 송지나, 연출 김상협)는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사극.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쫄깃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그 쫄깃한 전개의 중심에 배우들의 혼신의 열연과 미친 연기력이 있다.
특히 임시완은 기대를 뛰어넘는 폭넓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가 맡은 캐릭터는 극적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 왕원.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그는 매 순간 다양한 이유로 변화하는 폭발적인 감정을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그려내며 ‘왕원닥빙’을 유발한다. 그 중 ‘각성-흑화-폭주’로 이어진 임시완의 변신은 시청자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왕원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제 손으로 지키기 위해 서서히 변화했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목장견처럼 굴던 늑대개가 늑대의 본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냈을 때 시청자들의 심장은 두근댔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차갑게 검을 휘두르며 오랜 시간 고려의 권력을 장악해 고려를 좀먹고 있던 적폐세력 반세자파를 소탕하는 왕원의 핏빛 폭주는 섬뜩했다. 한편으로는 그의 감정 없는 두 눈이 애처롭고 슬프게 다가왔다.
그의 핏빛 폭주가 더욱 처연했던 것은 어머니의 차가운 시신 앞에서 모든 감정을 다 쏟아낸 왕원의 오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망한 두 눈으로 원성전에 들어와 저벅저벅 원성공주를 향해 가는 왕원의 발걸음, 두 눈에 차오르는 눈물까지 한 시도 왕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눈물과 함께 터져 나오는 그의 후회와 회한이 브라운관을 통해서 전해졌고, 시청자들은 한에 사무친 그의 절절한 오열에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입체적인 캐릭터 왕원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대체 불가능한 임시완의 매력과 연기력 덕분이었다. 하얀 피부 위에 선한 눈망울과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마치 잘 빚어놓은 조각 같은 외모는 폭발하는 감정 연기를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만들며‘야누스’라는 수식어를 단 번에 이해시켰다. 무엇보다 임시완의 대체불가한 연기력은 왕원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개연성을 시청자에게 더욱 극적으로 전달하며 소름을 유발했다.
한편 ‘왕은 사랑한다’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팩션 사극으로, 이제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MBC에서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