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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영화 ‘분장’ 예술로도 숨길 수 없는 인간의 민낯...남연우 감독이 말하다

꿈은 멀고 하루는 길기만 한 무명의 연극 배우 송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소수자 연극 ‘다크라이프’오디션 준비에 열심이다. ‘진정성’을 무기로 나선 그는 결국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자신의 성정체성과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송준은 성소수자 모임에 참석하고 클럽에 출입하는 등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미처 생각지 못한 사건으로 인해 그는 쉽게 마칠 수 없는 삶의 무대에 오르게 된다.




/사진=이야기秀CUT ,.MOVement/사진=이야기秀CUT ,.MOVement


남연우 감독의 ‘분장’은 진짜로 만든 가짜의 비밀을 벗기는 이야기이다. 또한 ‘이해’ ‘오해’ ‘비밀’ ‘거짓말’ ‘인정’ 그리고 예술과 인간의 민낯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14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분장’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남연우, 안성민, 홍정호, 한명수, 양조아 및 오도이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제작, 연출, 배우로 1인 3역 이상을 해낸 남연우 감독은 “함께한 모두가 서로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며 “이렇게 기자간담회까지 하게 돼서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감격에 겨운 소감을 전했다.

무명의 연극배우에서 ‘다크 라이프’란 주인공을 꿰찬 송준으로 분한 남연우는 “‘분장’이 한 인간의 성장 이야기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거짓을 발견하고 파멸해 가는 과정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극중극에서 연극이 끝나고 나서 관객이 박수를 치는 것, 그것도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다. 주인공에게 그것만큼 큰 공포가 없지 않겠나. 결말은 그런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분장’은 극중극 연극 ‘다크라이프’ 주인공에 도전하는 송준(남연우 분)의 이야기와 친동생 송혁(안성민 분)과 송준의 오랜친구 우재(한명수 분)와 연관된 현실 속 이야기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여기에 송준이 이해한다고 믿는 새로운 친구 트랜스 젠더 이나(홍정호 분), ‘다크라이프’ 조연출 소민(양조아 분)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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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연극 ‘다크라이프’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대학로 아르코극장과 무대와 유니플렉스 극장 무대 뒤편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여 하나의 극장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흥미롭다. 조연출로 등장한 양조아는 “아르코 극장은 빌려서 사용했다면, 유니플렉스 극장은 (한예종)동기인 강기둥 배우가 당시 그 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어서 극장을 잠시 빌려서 영화 작업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마음과 마음을 모아 만든 영화이다. 남연우 감독은 “엔딩 크레딧에 올라가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해줬다.”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안성민 배우는 “무용 전공에서 배우로 나서게 됐는데, 남연우 형과의 작업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아 함께 하게 됐다”며 남연우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영화 속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취재진을 놀라게 한 홍정호 배우는 “처음부터 오케이가 떨어진 건 아니어지만 이후 10kg을 뺀다면 할 수 있다는 감독의 제안에 한달이란 짧은 시간동안 힘들게 살을 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트랜스 젠더 친구를 소개받아서 ‘이나’라는 인물을 잘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명수 배우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소중한 작품이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양조아 배우는 “내 안에 어떤 씨앗들이 뿌려져 있는지, 혹은 내 안에서 죽여야 할 것들이 뭔지를 알게 하는 영화이다”며 작품의 매력을 밝혔다.

열심히 작업에 임한 배우와 스태프 외에도 수백명의 감사한 분들이 있어 영화 ‘분장’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한다. 남연우 감독은 “가장 힘들었던 건 엔딩 장면 400석을 어떻게 채우냐였는데, 스태프와 배우들이 전화부도 뒤지고, 지인들을 총 동원하고, 극장 근처를 지나가는 분들에게 사정하기도 했다. 시간이 되어 무대에 올라오니 객석이 꽉 차있었다. 바로 눈물이 나더라.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남연우 감독은 ‘분장’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400명의 관객에게 영화 개봉 후 티켓을 우편으로 보낼 계획이다.

한편, 영화 ‘분장’은 오는 9월 말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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