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산산조각 낼 것"...군사옵션 다시 꺼내는 백악관

CNN "휴전선 인근 장사정포 격퇴 등 검토"

은행 등 세컨더리 제재 우려 속 중·러 “위협 말라”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첨단무기를 동원해 적들을 산산조각낼 것”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신화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첨단무기를 동원해 적들을 산산조각낼 것”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신화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에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거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첨단무기를 동원해 “산산조각낼 것”이라며 거칠게 응수했다.


북과의 대화로 선회했던 백악관이 다시 ‘군사옵션’을 만지작거리게 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B2 장거리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둘러보며 “이들 첨단무기가 미국의 적들을 산산조각낼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다루는 우리의 옵션은 효과적이고 압도적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군기지 방문 전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쏜 데 대해 “북한이 다시 한 번 주변국과 전 세계에 완전한 경멸을 보여줬다”고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백악관 역시 이날 북측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거론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북 군사옵션의 부재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면 군사옵션은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대북 외교적 압박이 북측의 빠른 핵·미사일 고도화로 시간이 많지 않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다만 군사옵션에 대해 “지금 선호하는 방안은 아니다”라면서 “대북제재 효과가 막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도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국방장관이 더 많은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을 현실적 카드로 검토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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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맥매스터(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함께 대북 제재 방안의 하나로 군사 옵션을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허버트 맥매스터(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함께 대북 제재 방안의 하나로 군사 옵션을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 등을 전하면서 “북한이 또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 트럼프 정부가 대북 군사옵션 논의를 재개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CNN은 순항미사일과 폭격기를 동원해 북핵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방안이 군사옵션으로 우선 꼽히고 북측이 휴전선 인근에 배치한 장사정포 수천발을 격퇴할 수 있는 수단도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재차 북한에 무력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일제히 우려를 표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위협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 측의 공격적 대응을 견제하고 나선 것은 미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의 대형 은행들에 대한 독자 제재나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기관 제재)’ 발동 명분을 축적하는 데 경계감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추이 대사는 이어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모두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했지만 각 당사국이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또 위반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 뒤 “모든 당사국이 새로운 반응과 맞대응을 수반하는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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